ADVERTISEMENT

영화촬영지 기행 - 합천 영상테마파크에서 1930년대로 돌아가기

중앙일보

입력

영화촬영지를 기행 한다면 합천읍의 영상테마파크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 근처에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와 가볼만한 관광지가 많으므로 일석 삼조의 여행을 할 수 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합천읍의 합천댐 관광지 방면에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이동하는 내내 길 옆으로 흐르고 있는 황강을 바라볼 수 있어서 드라이브를 즐기는 연인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테마파크는 약 2만 5천 평의 부지를 자랑하는데 그 속에 옛 서울과 평양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고 있다. 이곳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전국을 휩쓴 이후부터다. 덕분에 아직까지도 합천을 찾는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 영상테마파크에 들러 서울의 옛 정취를 호흡한다.

합천 영상테마파크 세트장 입구

합천 영상테마파크의 특징으로는 특히 1930~196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공들여 재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을 위해 만들어둔 증기기관차와 탱크, 장갑차 등이 전시돼 있는데, 전후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되살려놓은 듯하다.
테마파크에서 가장 인상적인 세트장은 평양 시가지 세트장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을 위해 2004년에 평양 시가지 세트장을 지었는데, 이후 방문객들의 호응이 좋아 드라마 <서울, 1945>를 위해 일제 강점기의 시가지 세트를 추가로 더 지었다. 덕분에 얼마 전 개봉한 <다찌마와리>와 최근작 <모던보이> 등이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 드라마 <경성스캔들>도 합천 영상테마파크를 거쳐 갔다. 덕분에 작년 한 해 관광객만 16만 2천명을 육박했으며 현재까지도 방문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경성의 옛 모습을 되살려 놓은 세트장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특히 관광지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 덕분에 한적하게 세트장을 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환장적인 것은 허공으로 퍼지는 음악이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분위기에 걸 맞는 영화 음악들이 흘러나와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들이나 데이트를 만끽하는 연이들에게 더 없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입구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시가지 거리 위의 전차와 철길이 보여 향수에 젖게 만든다. 이 전차는 오래 전에 작동을 멈춘 것으로, 영화를 촬영할 때는 손으로 직접 밀어서 움직인다고 한다.
초입부를 조금 걷다 보면 당시 최고의 사교 클럽으로 꼽혔던 반도 호텔이 나온다. 그 앞으로는 경성거리가 재현되어 있는데 그 길을 걷다보면 한글 외에도 일본어, 한자, 영어 등이 곳곳에 써져 있어서 당시의 복합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거리에는 목욕탕, 여관, 이발소 등 일상적인 점포들에서부터 양장점, 까페, 살롱 등의 모던한 느낌이 드는 건물들까지 과도기적 시대를 맛볼 수 있는 풍경이 다양하게 늘어서 있다. 더불어 지금의 서울역인 경성역을 비롯해 세브란스 병원, 파고다 극장 등의 대형 건물도 자리하고 있어서 감회를 더해준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일본 고위인사가 살았을법한 정원 딸린 현대식 건물들도 있다. 조선총독부의 건물과 경성헌병대의 건물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세트장은 역사적인 교육의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건물마다 친절하게 안내 설명판이 붙어 있으므로 한적하게 걸으면서 훑어보더라도 당시의 역사를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물론 일본식 건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쪽으로는 당시의 서민층의 건물들이 모여 있어 작은 동네를 이루고 있다. 그 마을엔 교회도 있고, 제법 큰 한옥도 있다.

1930~1940년 식 건물들.

합천 여상테마파크만의 차별화 전략은 ‘시대 & 테마별 세트장’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지역 세트장은 겨울이 되면 방문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합천에서는 실내외 세트장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재생산시스템인데, 이는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기존의 세트장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만으로도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를 재촬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애써 만든 세트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골머리를 썩는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합천군은 이러한 점을 슬기롭게 잘 해결하고 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움직였다면 근처의 관광지도 두루 둘러보자. 세트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합천호관광지와 황계폭포, 황매산이 있으며, 차를 타고 이삼 십 분 정도 움직이면 합천박물관과 해인사도 둘러볼 수 있다.

가는 방법 (자가용)
서울방면 : 경부고속국도 → 대전통영고속국도(함양 분기점) → 88고속국도 → 거창나들목 → 26호국도 →24호국도 →합천읍 시내를 거쳐 남정교 앞에서 우회전 한 후 10km지점

부산창원방면 : 남해고속국도 → 의령,군북나들목 → 20호국도 → 33호국도 합천읍 시내방향 남정교를 건너 좌회전 한 후 10km지점

광주방면 : 호남고속국도 → 고서분기점 →88고속국도 →거창나들목 →26호국도 →24호국도 →합천읍시내를 거 쳐 남정교 앞에서 우회전 10km지점

대구방면 : 88고속국도→고령나들목 →33호국도→합천읍시내→남정교앞 우회전10km지점

※ 서울-합천(4시간30분소요), 부산-합천(2시간소요), 대구-합천(1시간소요)

네비게이션 주소 : 경남합천군 용주면 가호리 418, 합천영상테마파크

가는 방법 (대중교통)
서울남부터미널 → 합천읍 시외버스정류장(4시간30분소요)
진주시외버스터미널 → 합천읍 시외버스정류장(1시간소요)
부산서부터미널 → 합천읍 시외버스정류장(2시간소요)
대구서부정류장 → 합천읍 시외버스정류장(1시간소요)

입장료
- 어른 일반 : 2000원 (단체 : 1500원)
- 학생, 군인, 어린이 : 1500원(단체 : 1000원)
무료(만65세이상, 만6세이하, 장애인, 국가유공자)
(단체는 20명 이상, 무료인 경우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

개장시간
- 하절기 : 09:00~ 18:30(3월~10월)
- 동절기 : 09:00~17:00(11월~2월)

연락처
- 관리 : 합천군청 관광개발사업단 055) 930-3758
- 매표소 : 055)930-3743
- 야간 : 055)930-3744
- 홈페이지 : http://theme.hc.go.kr/

장치선 워크홀릭담당기자 charity19@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