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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신칸센…인구 50만명 넘는 도시라야 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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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대표적인 신칸센 역세권 개발로 꼽히는 도쿄도의 시나가와 지역.

일본의 고속철도 역사는 우리보다 40년이 앞선다. 도쿄에서 신오사카를 연결하는 도카이도 신칸센(東海道新幹線)이 1964년에 개통됐으니 말이다. 거미줄처럼 건설돼 있는 철도와 지하철만도 대단한데 고속철도까지 가세, 현재 7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공사 중인 1개 노선과 계획단계 3개 노선을 치면 엄청난 규모다.

이 같은 고속철도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동안 우리의 시장은 일본의 흐름을 따른 점을 감안, 앞으로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의 향방을 점칠 수 있다.

일본의 주요 역세권을 돌아본 결과 신칸센은 부동산시장에 생각만큼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개통에 따른 영향은 컸지만 고속철도 건설 계획이 발표된 후 부풀었던 기대감을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도쿄권 통근이 가능한 지역의 경우 출퇴근자의 이주로 인구가 늘고 주택 건설물량도 증가했지만 모두 고속철도 개통의 파급효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경제성장률이 높아 그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강하다. 전반적으로 비즈니스 관련 인구 이동은 대폭 증가했지만 이주 수요는 기대만큼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도쿄 UD건축연구소 시바타 주네히데 소장은 "고속철도는 200~400km 거리에 이용객이 가장 많고 그 이하는 승용차가 더 유리하다"며 "신칸센 개통으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었으나 부동산 분야에는 기대만큼 기여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는 고속철도 효과를 보고 있지만 소도시의 경우 주변 대도시로 접근성이 좋아져 오히려 경제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개발은 신칸센이 87년 민영화하면서 더욱 촉진됐다. 기존 정차역 철도부지를 이용한 역세권 재개발이 붐을 이뤘다.

◆역세권 개발=대표적인 개발은 도쿄역과 10km가량 떨어진 시나가와 역세권. 용산역과 비슷한 기능이 있는 역세권이다. 기존 화물처리장 3만2000여평에다 기업 사옥.임대사무실.공원.주택 등으로 구성되는 복합단지를 최근 건설했다. 이 단지 내 건물의 연면적은 33만1000여평이 넘는다.

도쿄역세권은 최근 8층으로 제한됐던 고도제한이 풀려 30~40층 규모로 재개발되고 있다. 사업을 주도하는 회사는 역세권 내 100여동의 건물 가운데 40여동을 소유하고 있는 미쓰비시(三菱) 그룹이다. 2002년 36층 규모의 마루노우치 빌딩을 완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驛舍)로 기네스북에 오른 나고야 JR센트럴 빌딩도 관심을 끈다. 기존 역사를 헐고 재개발한 것으로 2만5000평 부지에 오피스.백화점.호텔 등이 들어선 복합건물이다. 연면적 12만6000평인 이 건물은 51층 규모 쌍둥이 빌딩으로 설계한 게 특징이다.

◆위성도시 영향=가장 이용객이 많은 도카이도선의 미시마권은 도쿄까지 120km 거리로 소요시간은 44~59분. 2004년 3월 현재 총 4만3599가구에 인구는 11만1707명. 신칸센이 개통되던 해에 2000명 정도 인구가 늘었고, 그 후 7년간 연간 인구 증가는 1000~1800명선으로 좀 줄다가 90년대 들어 현격히 감소하면서 최근 200명대로 급감했다.

도쿄.나고야.오사카=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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