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문학의 해 조직委 주최 '독자와의 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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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순수와 사랑을 잃어가는 우리들 가슴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물빛 싱그러운 추억으로 새겨질 것입니다.』 문학의 즐거움을국민과 함께 한다는 96문학의 해에 조직위원회(위원장 서기원)가 대자연 속에 문학캠프를 차리고 국민을 초대한 말이다.
중앙일보사와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문학인과 독자와의 문학캠프」가 지난달 27~29일 강원도평창 둔내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문인 40명,일반인 3백50명이 참여한 이번문학캠프에서 문인들은 아직도 국민 대다수가 순수 한 열정으로 문학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일반인들은 문인과 2박3일을 함께 하며 문학의 실체를 만질 수 있었다.
황명 (한국문인협회장)시인을 문학캠프 대장으로 하여 총진행은소설가 이문구씨가 맡고 소설가 김주영.윤후명,시인 정현종.문정희.김명인.정호승씨등 중진.중견급 문인들이 문학특강을 맡아 삶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했다.일반독자들은 24개반 으로 편성,중견.신인 문인들이 각각 담임.부담임을 맡아 창작의 실제와 문학의 속뜻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주영씨는 「문학의 즐거움」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걸쭉한 입담으로 「일탈」을 강조했다.꽉꽉 막힌 제도와 일상으로부터 벗어남이 문학이라는 것이다.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바라봄으로써 우리사회와 삶이 새롭게 보이고 그럼으로써 인간의 원 초적 자유를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현종씨 역시 「생활 속의 문학」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떠남」을 말했다.시는 상투성에 대해 본능적으로 혐오한다.길들여진상투성에 인간의 자유는 얼마나 제약당하는가.그 상투성에서의 과감하고 고독한 결별이 시고 그런 시는 우리를 일 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광활한 우주적 공간으로 스며들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일반 독자들은 그들이 써온 시.소설들을 문인들에게 내밀며 창작의 실제를 배우거나 독자들끼리 즉석에서 합평회를 열기도했다.서울사당동에서 온 63세의 손병희씨는 퇴소식에서 『내 삶중 가장 고맙고 행복한 사흘간의 체험』이라며 『 특히 순수문학과 참여문학에 관여,보수와 개혁의 쌍두마차를 이끄는 문인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참여한 것이 무엇보다 보기 좋았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평창=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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