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생부 학생 이해 얽혀 민감-진땀 흘리는 교육黨政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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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와대.교육부.신한국당으로서는 3일이 매우 숨가쁘게 돌아간 하루였다.주말인데도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청와대에서 긴급교육당정회의를 가졌다.그것도 숨바꼭질하듯 취재진을 따돌린 채 완전 비밀에 부쳤다.
의제는 많은 학부모.학생.교육관계자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있는 종합생활기록부(綜生簿)문제.
회의가 끝난 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함구로 일관했다.한 참석자는 『5일 한차례 더 당정회의를 갖기로 했다』면서 『어차피 6일 오전에 최종안이 공식발표될텐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회의내용이 조금씩이라도 새나가면 또다른 반발을 불러일으켜 정책혼선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위에 속한 신한국당의 박범진(朴範珍)총재비서실장이나 종생부를 담당한 정영훈(鄭泳薰)제3정책조정위원장의 여의도당사 사무실에는 연일 특수목적고및 예.체능계 교사들과 학부모들이찾아오거나 『만의 하나 종생부제도가 잘못되면 그 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전화와 팩시밀리가 쇄도하고 있다.1일 오후에는 일부특수목적고 교사들이 鄭위원장 방에 찾아와 『다른 학교들과의 학력차를 반영해달라』고 민원했고,급기야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교차를 반영할 수 있다』는 2일의 교육당정협의 결과가 나오기도했다. 徐한샘 당교육위원장의 의원회관 방에도 『종생부석차 백분율을 없앤다』는 2일의 당정협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자정까지 학부형들이 찾아와 『정말 좋은 개선안을 마련해달라』고 물고늘어졌다 한다.
이처럼 종생부문제가 이해까지 얽힌 민감한 사안이란 점에서 심각성을 의식한 듯 청와대에서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이날 긴급 교육당정회의를 주도한 것이다.
특히 2일 저녁 안병영(安秉永)교육부장관,서울대.연세대.고려대등 3개 대학 총장들이 긴급 회동한 자리에서 총장들은 종생부반영을 대학에 일임한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실정이다.즉 97학년도 입시요강을 수정하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데다 과목별 석차를 전체 석차로 환원하는 문제,특수고등의 사정을 반영해야 하는 일들이 간단치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의 당정협의대로 종생부반영을 대학에 일임하는 방안에 대한 손질은 없을 것』이라며 『일부 대학이 반대한다고 해서 교육부방안이 바뀌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일축하고 있다.
다른 고위소식통은 『고등학교의 일이 적어지면 대학이 많아지고또 그 정반대』라며 『양쪽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성적의일괄전산작업을 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선구.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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