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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연·애니 … 문화축제 큰 마당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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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페어 행사 중 하나인 ‘문화원형 아트전’을 이미지화한 그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제공]

첨단 IT기술과 문화 비즈니스, 그리고 공연·음악·애니메이션을 두루 아우르는 대규모 문화 축제가 열린다.

행사명은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 페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진행된다.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세계적인 문화 거장들의 경험담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문화 종사자들로선 귀가 솔깃할 만한 자리다. 때마침 정부는 콘텐트 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의 동력으로 삼아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을 쏟아 붓겠다고 한다. 과연 그 내용물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해외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고 미래의 문화 지형도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라도 그저 흥미롭게 보고 즐길만한 거리도 적지 않아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가기에도 좋을 듯 싶다.

#세계 문화 거장 방한 러시=국제 컨퍼런스라는 이름을 걸고 열리는 강연회엔 내로라하는 문화 거장들이 등장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트레버 넌(68)이다. 연극·뮤지컬 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는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캣츠’와 ‘레미제라블’의 초연 연출을 맡았다.

20세기 후반 해롤드 프린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로 꼽혀왔다.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뮤지컬 관계자 중엔 가장 저명한 인사라 하겠다.

국내엔 뮤지컬 연출가로 유명하지만 사실 트레버 넌은 연극에서 더 분명한 자기 입지를 다져왔다. 1960년대 영국 최고 권위의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에 합류한 그는 68년 극단 최연소 예술 감독이 돼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생애의 단 한번’ 등을 만들었다. 오페라에도 손을 대 ‘포기와 베스’ 등의 연출을 맡았고, 최근엔 뮤지컬 버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각색과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다.

또 다른 거장 중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도미노 요시유키(67)가 있다. 황당한 거대 로봇 얘기가 아닌, 사람의 숨결과 고민이 스며든 로봇물 ‘기동전사 건담’의 원작과 총감독을 맡은 인물이다. 철학적 메시지와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영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필적한다.

이밖에 할리우드 영화 ‘에어포스원’ ‘스타쉽 트루퍼스’의 특수효과 감독인 론 시몬슨, 세계적 규모의 캐릭터 제작·유통사인 마블 애니메이션의 CEO 에릭 롤맨도 주요 인사다.

#다양한 즐길거리=이달말까지 ‘디지털 파빌리온’이란 곳에서 열리는 ‘CT축제’가 가장 신선하다. 문화 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직접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화면 속 배경을 3차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안경 입체 디스플레이’는 영화 ‘폭로’에서 주인공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했던 가상 공간 체험과 유사하다.

‘디지로그 북’은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디지털로도 볼 수 있는 공간이며, 사람의 얼굴을 스캔하여 영화 속 주인공 얼굴로 삽입할 수 있는 ‘3D 얼굴 스캔’도 있다. 이미 불타 사라진 숭례문을 디지털로 복원해 주는 공간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캐릭터 타운’을 권하겠다. 뽀로로·뿌까·디보 등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들을 전시한다. 주말인 27일과 28일엔 뚝딱이·뿡뿡이 등이 등장하는 ‘캐릭터 뮤지컬 쇼’도 열린다.

이밖에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상영전에선 ‘홍길동’ ‘로보트 태권브이’ 등을 볼 수 있다. 매일저녁 6시30분 DMC 야외 중앙무대에선 마이앤트메리·윈디시티 등 인디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릴레이로 열린다.

행사기간 중 DMC와 지하철 3개역(수색·월드컵경기장·합정)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02-6000-8192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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