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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예술기행>3.산업디자인과 아르데코양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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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870~1900년대 미국.영국에서는 철강산업 발달로 주철식저금통이 새로 등장한다.미국.영국의 완구회사들은 「Steel & Iron Bank」라는 재미있고 신기한 형태의 저금통을 다량으로 제조해 재미를 보았다.버튼을 누르면 개구 리가 긴 혀로먹이를 낚아채듯 동전을 꿀꺽 삼키는 저금통등은 당시 아이디어 신상품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호기심도 자극했다.한편 20세기초까지 주도적인 흐름을 이뤘던 아르 누보양식은 1차대전과함께 그 힘을 잃었다.사람들이 죽 어가는 참혹한 전쟁이 화려한장식미술품을 외면하게 만든 점과 무관하지 않다.1차대전 직후 과거의 전통에서 탈피하려는 미적감각을 바탕으로 「아르 데코(Art Deco:장식미술)」라는 새로운 디자인 양식이 등장,한세대를 풍미하게 된다.
전쟁직후의 경제적 불안정은 저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만들어 1924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선 처음으로 세계저축대회가 개최됐고 10월31일을 「세계 저축의 날」로 선포하는등 저축을 강조한 시대조류는 아르 데코 양식의 다양한 저금통이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
1910년대 중반 프랑스에서 시작된 아르 데코는 직선.입체.
기하학적 문양을 간결하게 조화시켜 사람들의 미의식을 사로잡았고1925년 파리 만국 산업및 장식미술박람회를 계기로 각국에 파급돼 40년대까지 장식미술사의 한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현대의 대량 규격생산의 길을 여는데도 기여한 디자인 양식으로 라디오등 기업홍보용 저금통과 함께 여성.말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아르 데코 양식의 저금통을 탄생시켰다.
특히 디자인분야에서 유럽의 영향아래 있던 미국은 1차대전후 가장 부강한 나라로 등장했으나 때마침 불어닥친 경제불황의 타개를 위해 30년대부터 상품판매를 위한 경제성.효율성에 중점을 둔 미국 특유의 상업디자인을 창출하게 된다.이것은 당시 발명된자동차및 냉장고형의 저금통에서 볼 수 있듯이 유선형 디자인으로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한 새로운 산업디자인은 그뒤 선진국들의 차별화된 산업디자인 개발시대를 열게 되는 시발점이 됐다.

<다음회는 「예술도자기 저금통」> 백성현 명지전문대 교수.미술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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