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16년 연속 100안타 포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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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선동열 삼성 감독은 18일 프로야구 KIA와의 대구 홈경기에 앞서 “이번 주 두 경기는 사실상 포스트시즌이다. 선발과 중간 투수를 막론하고 모두 대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뒤 삼성은 21일(일요일)에 LG전을 치른다. 3일의 여유 속에 2승을 챙긴다면 한화를 따돌리고 목표인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투수 총력전 계획은 이래서 나왔고, 기분 좋게 들어맞았다.

1회 초 KIA의 공격. 이종범이 선두타자 홈런을 때리고 이어진 1사2루에서 추가 실점을 하자 선 감독은 공언한 것처럼 곧바로 선발 전병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그리고 안지만으로 이어던지기를 시작했다. 더 이상 점수라도 내준다면 마운드 총력전은 무리한 소모전이 될 뻔했다. 그러나 삼성의 방망이가 곧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삼성 타선은 1회 말 2사 만루에서 박진만이 중견수 앞에 짧은 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KIA 외야수 유재원이 다이빙 캐치하며 무리하게 공을 잡으려다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주자 일소 3루타가 터져나오며 3-2로 단숨에 뒤집어졌다.

이어진 찬스에서 최형우와 신명철의 연속 안타로 5-2까지 도망간 삼성은 3회 조동찬의 2타점 좌전 적시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진갑용의 좌전 안타, 박진만의 1타점 추가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대거 5점을 뽑아냈다. 10-2로 KIA가 사실상 타월을 던질 상황. 4회에는 강봉규가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려 5회 이전 승부가 판가름 났다. 이마저도 안심되지 않았는지 삼성은 6회 배영수까지 투입하며 승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18안타를 터뜨려 14-2로 승리한 삼성은 5위 한화와의 게임 차를 두 경기로 벌렸다. 반면 KIA는 이날 패배로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강 탈락이 확정됐다.

내년이면 마흔 살인 삼성 베테랑 타자 양준혁은 또 하나의 위업을 달성했다. 양준혁은 2회 1사1루에서 KIA 양현종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정확히 100안타를 채웠다.

1993년 삼성 입단 이후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달성이다. 양준혁은 16시즌 중 96년 151안타, 98년 156안타로 부문 타이틀을 두 차례나 달성한 바 있다. 극도의 슬럼프에 빠졌던 2005년 자신의 최소 안타를 기록했는데 그해에도 세 자릿수 안타(103개)는 꼬박 채웠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눈앞에 둔 SK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SK는 잠실 LG전에서 8-4로 역전승, 팀 최다승 기록 또한 75승으로 늘렸다. SK는 19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치러지는 히어로즈·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원 기자,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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