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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방콕' 항공료가 3만원?…亞 하늘서 가격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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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시아 항공시장에 항공료 덤핑 경쟁이 불고 있다.

기존 항공료보다 절반 이상 값을 깎아주는 덤핑 항공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업체들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전쟁에 나서고 있다.

가격 전쟁을 주도하는 항공사는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발루에어(싱가포르), 오리엔탈 타이(태국) 등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업체들.

에어아시아는 최근 "오는 6월부터 마카오를 출발해 방콕 또는 콸라룸푸르를 가는 노선의 단선(單線)항공료를 200홍콩달러(약 3만원) 안팎으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왕복 항공료는 기존 업체의 20% 안팎인 400홍콩달러에 불과하다.

유명 항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홍콩~방콕 구간의 경우 캐세이 패시픽은 2130홍콩달러, 홍콩~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항공이 2230홍콩달러에 운항하고 있다.

중소형 항공사들의 공세는 중국 대륙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의 해외관광객은 지난해 2000만명을 넘어섰고, 해마다 20~30%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코스는 열흘 정도의 일정으로 홍콩.싱가포르에서 쇼핑하고 마카오 카지노에 들렀다가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서비스 질을 낮추는 대신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는 추세다.

홍콩~싱가포르 구간 역시 가격 전쟁이 한창이다. 할인 항공사인 발루에어가 5월 7일부터 왕복 항공료를 1380홍콩달러로 인하하자 대형 항공사인 캐세이 패시픽과 싱가포르항공은 다음달에 한해 990홍콩달러(종전 2000홍콩달러)의 가격으로 반격했다.

홍콩~방콕 노선은 출혈경쟁 수준. 태국의 오리엔탈 타이 항공은 6월 25일까지 왕복 항공료를 880홍콩달러로 내렸다. 그러자 에어아시아는 6월 15일부터 홍콩의 바로 옆에 있는 마카오와 방콕 간의 노선을 400홍콩달러로 인하했다. 홍콩에서 출발하는 승객들을 마카오로 돌리기 위해 선박 페리 업체와 손잡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할인 항공사들의 저가 비결은 서비스 감축과 공항 사용료 절감이다. 기내식을 없애고 기내 승무원 숫자를 대폭 줄였다.

에어아시아 토니 페르난데스 사장은 "당분간 홍콩에서 출발하는 여객기를 띄울 생각이 없다"며 "마카오 공항이 받는 공항 이용료가 훨씬 저렴하고 외국 항공사를 적극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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