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에 30代 여성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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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김희수 회장(아랫줄 왼쪽 끝)과 회원들이 모임을 갖고 포즈를 취했다. [신인섭 기자]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이라고 해봐야 중개업 정도였다. 부동산 시장은 그만큼 거칠면서도 비정상적인 관행 때문에 남성 위주의 '판'이 형성돼 있는 곳이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계 투자.컨설팅회사 등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며 고급 여성인력의 참여가 늘고 요직을 꿰차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 부동산전문가 그룹인'와이어(WIRE.Women in Real Estate)'가 부동산업종의 발전을 모색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와이어는 외국계 투자회사인 존스랑라살 전은숙 부장,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 김정연 차장, KAA 양미아 차장,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의 제안으로 지난해 8월 발족했다. 처음엔 10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회원 수가 25명으로 불었다.

김차장은 "부동산업계가 남성 중심이다 보니 업무상 네트워크 부족의 한계를 느꼈다"며 "여성들이 뭉쳐 업계의 발전을 이끌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부동산과 관련된 외국계 투자.컨설팅회사, 감정평가회사, 자산관리회사, 다국적 할인점 등에 종사하는 30대가 주축이다. 해외 유학파부터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투자분석사 등 이력도 다양하다.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 모임에서는 업계 동향과 정보를 나누고, 부동산 제도.정책 등에 관한 토론도 한다.

월마트코리아 박은영 차장은 "같은 부동산 계통이라도 서로 하는 일이 달라 배울점이 많고, 자신의 업무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장을 맡고 있는 모건 스탠리 프로퍼티즈 김희수 사장은 "업무적으로는 경쟁관계이지만 사적으로는 협력자"라며 "내실을 다져 부동산업계에 우먼 파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서미숙 기자<seomis@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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