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만 죄는 통화정책 곤란 금리 위주로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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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돈줄만 움켜쥐어 왔던 기존의 통화규제 방식을 탈피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미리 정해놓은 통화량 기준으로 줄이고 늘릴게 아니라,금리나 환율 동향에 따라 통화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것이다. 금융자율화와 시장개방등으로 돈이 국내외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상황인데 통화량 목표치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떨어진다는 얘기다.한마디로 「양(量)위주」에서 「질(質)위주」로통화정책을 바꾸자는 제안이다.
박원암(朴元巖)홍익대교수등 경제학자 4명은 15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개방경제에서의 통화신용정책」이란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현행제도 문제점=전통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최종목표인 물가안정.경제성장.국제수지는 현실적으로 상충관계에 놓이기 때문에 동시달성이 불가능한 요소다.최종목표를 가늠키 위한 총통화()등 중간목표도 시장개방화와 비통화금융기관의 금융자산이 늘어남에 따라최종목표와의 괴리가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이런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통화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금리.환율등 가격변수의 왜곡이 생겨나 금융시장에 불안정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개선방향=현재 요구불예금과 일부 단기금리를 제외한 모든 금리가 자유화돼 있는등 금리 중시의 통화신용정책이 가능한 토양은이미 마련돼 있다.결국 단기금리 조절→장기금리 변동→실물경제변수 변화라는 파급경로의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판단 이다.
그러나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콜금리등 초단기금리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가능할 것▶장단기금리간 연계성이 확립돼있을 것▶장기금리가 실물경제변수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있을 것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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