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1만4050명 공채 … 작년보다 32%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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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채용 시장이 달아올랐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10대 그룹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10대 그룹(자산 기준)이 총 1만4050명을 뽑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1만680명)보다 32%나 늘어난 규모다.

◆LG가 가장 많이 늘려=채용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LG그룹이다. 당초 1900여 명을 뽑겠다고 발표한 LG는 전자가 최근 하반기 모집 인원을 두 배로(500→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전체 채용 규모가 24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00여 명)보다 1000명을 더 뽑는다.

9일 접수를 마감한 삼성그룹 역시 지난해(3200명)보다 800여 명이 늘어난 4000명을 뽑겠다고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경제 살리기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규모를 최대한 늘려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도 지난해보다 25% 많은 2500명을, SK는 지난해(450명)보다 300여 명 늘린 750여 명을 뽑겠다는 계획이다. SK는 상반기에도 지난해 두 배(230명)에 가까운 450명을 채용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530명)보다 50% 이상 늘어난 800여 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25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는 한화그룹도 지난해(600명)보다 신입사원을 50% 더 받는다.

10대 그룹 이외에도 수백 명 단위의 채용 문이 많이 열려 있다.

STX그룹 산하 STX팬오션·STX조선·STX엔진 등이 27일까지 새 식구를 모집한다. 대림산업·우리은행·한미약품도 채용 홈페이지를 최근 열었다. 동부그룹 산하 동부제철·동부하이텍·동부정밀화학·동부메탈 등이 다음달 10일까지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내년 취업 시장은 암울=대기업 채용 규모가 는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중견·중소 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측은 “중견·중소 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36% 정도 줄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 채용 시장도 비관적이어서 가급적 올 하반기에 승부를 거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취업 준비생들이 주로 매달리던 학점·자격증·토익 점수 외에 다양한 능력을 추가로 요구하는 기업이 느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업별로 필기시험을 부활한 곳이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동아제약은 한자 시험을, GS칼텍스는 역사 시험을 입사 전형에 끼워넣었다. 한화그룹은 자체 직무검사(HAT)를 한다.

영어 말하기 능력은 더 강화되고 있다. 삼성·현대중공업·CJ 그룹 등이 오픽(OPIc) 등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입사전형에 반영한다. 영어 면접을 새로 도입한 회사도 많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입사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적격자를 걸러내기 위해 새 기준을 계속 만드는 것”이라며 “경기 전망 등을 고려해 지원 업종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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