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검사 "총선결과 검찰에겐 황금분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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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과는 검찰에겐 황금분할이다. 이제 정치권수사는 눈치를 안봐도 된다."

현직 검사가 내부통신망에 '정치인 수사 어려워요'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고검 소속의 노명선(盧明善) 검사는 27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석수 분할 구도는 향후 검찰 중립성을 지키며 수사 성과물을 기대해도 좋은 황금분할"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2년 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일본 법무협력관으로 재직했던 노 검사는 도쿄지검 특수부의 일명 '배떼기' 수사를 사례로 들었다. 지난 85년부터 총리와 각료급을 포함, 10여명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헤이와소고(平化相互) 신용은행으로부터 홋카이도 지점에서 인출해 도쿄로 배를 통해 운반된 20억엔(약 200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사실을 검찰이 비밀리에 수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86년 7월 6일 벌어진 중의원, 참의원 양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었던 자민당이 512석 중 304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두자 이내 수사는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노 검사는 "당시 일본 검찰이 정치권의 압력 때문에 수사를 중지했다는 확신은 없지만, 의기가 충천했던 선거 이전의 초창기 수사에 비해 석연치 않게 끝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노 검사는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면 우리는 총선 결과가 여야 간 황금비율로 나뉘어 눈치볼 것 없이 정치권 수사를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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