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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한 全.盧변호인단 1심 포기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재판부에 일괄 사퇴서를 제출한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심재판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일까.지난 8일 열린 20차 공판에서 全.盧 피고인의 변호인단은『주2회 공판으로 피고인의 반론권을 보장받지 못 하는 상황에 재판부가 유죄예단까지 가져 더이상 재판에 들러리를 설수 없다』며 일괄사퇴서를 제출했었다.
변호인단은 또 『앞으로 1심에는 관여하지 않고 2심재판을 위한 준비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전상석(全尙錫).이양우(李亮雨).한영석(韓永錫)씨등 5명의 변호사는 아직도 全.盧씨를 면회하는등 사실상 1심 재판과정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다.이들 변호인중 전상석.이양우변호사등 4명은 全씨 비자금사건 변호인으로,韓변호사는 盧씨 비자금사건 변호인으로 여전히 선임돼 있기 때문이다.특히 李변호사는 10일 서울구치소에서 全씨를 만나 향후대책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인들이 피고인들을 훈계하는듯한 진술을 하는데도 재판부가 이를 제지하지 않는데 변호인마저 없으면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며 8일 오후 공판을 포기했던 全.盧씨가 21차 공판에 순순히 출정한 데에는 이들 변호인단의 접견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게 법원 관계자들 판단이다.
여론의 향배등을 고려할 때 재판거부가 득이 될 것만은 아니고신속히 1심재판을 마무리짓는 것도 전략상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김수연(金秀淵).민인식(閔仁植)변호사는 10일 全.盧피고인을 면회,공판 참여를 권유한뒤 구체적 방어권 전략을 논의하려 했으나 냉랭한 대접만 받았던 것으로알려졌다.
사선 변호인단이 수면(水面)아래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마당에재판부가 선임한 국선변호인들이 아직은 신임을 못받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全.盧피고인은 형식적으로는 국선변호인,내용적으론 사선변호인으로부터 2중 변론을 받고있는 셈이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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