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車 보이면 운전 조심을-범퍼만 스쳐도 3백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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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영업을 하는 梁모(40.서울영등포구당산동)씨는 지난달 서울강남구신사동 영동네거리 부근 골목에서 몰고 가던 엘란트라 승용차로 우회전하다 직진하던 승용차 앞부분을 들이받았다.
피해 승용차는 7천만원이 넘는 벤츠 신형 E200.梁씨의 차는 앞부분이 반파됐고 벤츠승용차는 범퍼.헤드라이트.문짝 부위등이 파손됐다.
梁씨는 다음날 피해자측이 제출한 견적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수리비가 2천5백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범퍼교체에 3백만원,헤드라이트 2개 3백만원,백미러 2개 2백만원,앞쪽 덮개(펜더)1백50만원,문짝 2백만원,보닛 1백50만원,라디에이터 1백50만원등 국내 고급승용차 한대 값이었다.
친구차를 몰던 회사원 朴모(40.서울송파구잠실동)씨는 벤츠 S320 승용차의 왼쪽 문짝을 살짝 긁고 6백만원의 수리비를 물어줬다.문짝 교체비용이 5백만원,사이드미러가 무려 1백만원이었다. 93년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의 국내보급량은 7만여대.
수입차가 늘어나면서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터무니없이 많은 수리비를 무는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자가운전자들 사이에는 수입차를피해가는 「기피증후군」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산 최고급 승용차인 H사의 다이너스티3.5 차량가격은 4천2백만원.앞범퍼 교환에 35만원선,사이드미러가 5만원 정도다.
또 벤츠.BMW.재규어등을 수출하는 미국.일본등에서 수리비용은국내의 30%수준이다.
수입업체들은 『부품수입시 세금이 수입원가에 50%정도 붙고 차량이 대량 보급되지 않아 공임.운영비용이 많이 들어 어쩔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동대문구장안동 J손해보험 장흥용(張興勇.39)대리점장은 『수입차는 범퍼 접촉사고에도 부품을 모두 교체하는등 수리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 해당 정비업소에 확인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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