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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신주류’ 내부에 무슨 일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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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최고위원 회의가 열렸다. 박희태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앞은 홍준표 원내대표.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최근 들어 엇박자를 자주 내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연말 인재 재배치론이 대표적이다. 홍 원내대표는 연일 “연말에 내각과 전 여권의 진용을 재배치해 나머지 4년의 추진 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즉각 “그런 얘기를 할 적절한 시기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지만 홍 원내대표는 아랑곳없다.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지난 6일 회동한 사실까지 공개했다. 그러자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것은 문제를 불러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이계 중진인 안경률 사무총장도 “체제가 잘 굴러가고 정착하도록 하는 데 대통령이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보다 앞서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 요구를 두곤 반대 상황이 벌어졌었다. 박 대표가 퇴진 쪽에 무게를 두자 홍 원내대표가 “어 청장 거취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고 맞섰고, 이런 홍 원내대표를 임 의장이 지원하는 모양새였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 7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계기로 구성된 박 대표-홍 원내대표-임 의장-안 총장 등의 라인업을 여권 내에선 신주류라고 부르고 있다. 출범 초기만 해도 이들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줬던 관계다. 하지만 요즘 들어 신주류 분화설이 당내에 공공연히 나돈다.

이들의 관계가 왜 달라졌을까. 우선 청와대가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상대적으로 여당의 정치적 공간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여당 지도부로선 한정된 공간을 두고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됐다. 청와대와 교감하는 빈도와 폭에 따라 영향력과 위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내에선 근래 박 대표보다 홍 원내대표의 주도력이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박 대표가 원외 인사인 데다 갈등을 피하려는 성품 탓에 덜 적극적인 반면, 홍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특유의 돌파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표는 대표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라며 “양자는 상하 관계가 아닌 독립적인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스타일과 연관을 짓는 시각도 있다. 원외인 박 대표를 두곤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해 박 대표 자신도 신이 안 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홍 원내대표의 독주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실제 박 대표는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원내대표가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반대로 추경예산안 협상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보고하자 “민주당 대표가 그렇게 센가”라며 원외대표로서 언론 주목도가 낮은 자신의 처지를 빗댄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임 의장의 경우 정책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니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독일 기민당과 교류=안경률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노베이트 한나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는 등의 집권여당 체질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과의 정당 교류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소통을 위해 소속 의원 172명 모두에게 사이버 비서관을 두도록 했다고 한다.

안 총장은 이날 “과거 10년 동안 몸에 밴 야당 습성을 한꺼번에 여당 체질로 바꾸는 데 많은 한계와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은 바닥을 치고 정상을 가게 되는 베이스캠프 정도를 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 노력하면 연말까지 당 지지도 50%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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