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몽드紙 언론자유 위해 법정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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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의 권위있는 일간지 르몽드가 장 마리 르팡이 이끄는 극우(極右)정당 국민전선(FN)과 언론자유.반론권문제로 치열한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의 대결은 최근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언론들을 상대로무차별 반론권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민전선의 전략에 정론지로 정평나있는 르몽드가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5월 르몽드가 「인종주의의 기생(寄生)인간들」이라는 기명(記名)칼럼을 실어 국민전선의 인종주의를 간접비난하면서부터.
국민전선측은 곧바로 반론권을 요청했으나 르몽드는 반론내용이 논쟁의 초점을 벗어났다며 게재를 거부했다.이에 대해 국민전선은언론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은 해명할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며 법원에 제소했다.
1년여의 법정공방 끝에 「칼럼이 편견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르몽드가 패소했고 결국 국민전선의 반론문을 지면에 실어 양측의대결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르몽드는 그러나 지난달 28일 『국민전선의 반론은 반론이 아니라 논쟁과 관련없는 국민전선의 「자유발언대」였다』며 이는 반론권의 남용이라고 주장,반론문 게재와 관계없이 항소를 결정했다. 르몽드는 이번 일이 반론권의 순수한 취지를 악용해 언론자유의 근간인 표현과 비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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