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민선단체장 평가를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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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앙일보의 민선단체장 평가는 자치단체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기획이었다.그러나 평가의 방법론적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기에 지적하고자 한다.
필자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한 경험이 있는데 시장의 업무수행과 행정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순수한 행정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많은 부분 정치적인 변수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령 개인의 연령이나 교육수준 같은 사회경제적 변수 뿐만 아니라 정당선호도.여야성향.출신지역 등의 정치적 변수가 시장 지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특히 중앙일보에서 주민 여론에 의한평가를 재구성해 단체장이 속한 정당이 지난 4. 11 총선에서받은 지지도와의 관계를 살펴보니 상관계수가 무려 0.49에 달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이러한 정치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체장을 평면적으로 상대평가하게 되면 도지사보다는 대도시 시장,지역연고가 없는 수도권단체장,각 지역주민의 여야성향분포와 맞지 않는 단체장일수록 불리하다. 앞의 두가지 요인을 갖춘 서울과 인천시장은 평가에 있어 매우 불리하며 특히 야도에서의 야당출신 서울시장보다는 야도에서의 여당출신 인천시장이 더 불리하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자칫 선거에서의 지역주의가 단체장 업무평가에 그대로 반영돼지역주의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조기숙〈인천대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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