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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환에게 무슨 일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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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탤런트 안재환씨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에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건실하고 밝은 이미지에, 개그우먼 정선희씨와 결혼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자살은 더욱 뜻밖이다. 그의 주변에선 사업 부진으로 진 수십억원의 빚 때문에 자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재환씨는 결혼 후에도 채권자들의 심한 상환 독촉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정선희씨를 만난 동료 연예인은 “사채를 포함해 안씨가 40억원 규모의 빚을 진 상태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해 사채업자들로부터 협박에 시달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빚을 갚으라는 압박이 부인인 정선희씨에게도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선희씨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실신한 뒤 병원에 입원 중이다. 병원을 다녀온 친구와 지인들에 따르면 정씨는 “우리 남편은 안 죽었다. 죽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며 울부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희씨의 매니저인 김모씨는 “오늘 빚이 40억원에 이른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평소 정씨가 안씨에게 빚이 많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가 (남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정을 주변에 숨기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선희씨 측은 이날 안재환씨의 죽음과 관련한 기자회견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했다. 안씨의 빈소는 서울 서초동 강남성모병원에 일단 마련했으나 부검이 중단돼 시신은 옮겨지지 못했다.

1996년 MBC 공채탤런트 26기로 데뷔한 안씨는 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씨와 결혼하기 전부터 지인들과 함께 많은 사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전 서울 삼성동과 강남역 인근에 바를 열었고 신발사업· 영화사업에도 손을 댔다. 결혼 직후에는 아예 부부가 함께 색조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안씨의 측근들은 “두 달 전부터 자금 압박으로 괴로워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고 건강까지 나빠졌다는 얘기가 나돌았고, 한 달 전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안씨가 창립한 영화사 뷰티유 엔터테인먼트의 영화 ‘아이싱’은 투자가 여의치 않아 지난 5월 제작이 중단됐다. 최근에는 삼성동의 바를 매각하며 사업난을 해소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5월 MBC 라디오 ‘정선희의 오후의 희망곡’에서 정선희씨가 촛불시위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한 직후, 모 홈쇼핑을 통해 방송판매하려던 이들 부부의 화장품에 대해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홈쇼핑 관계자는 “5월 중 홈쇼핑 판매가 예정돼 있었으나 ‘촛불 발언’ 이후 방송사로 사흘간 1000여 통의 항의전화가 걸려와 방송을 두 차례 연기했고, 6월에 한 차례 방송을 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달 초 진행을 맡았던 케이블TV Etn의 ‘연예뉴스 EnU’에서 두 차례 생방송 펑크를 낸 후에는 방송에서도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사업을 위해서는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생방송 스케줄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빚에 시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부부불화설도 나돌았으나 안재환씨는 유서에서 “선희야, 사랑한다”고 썼고, 측근들도 “부부간에 금실은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현택 ·JES 이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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