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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박희태 대표에게 공천 안 준 것은 잘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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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선(先)지방발전, 후(後)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지역발전 추진전략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김문수 경기 지사가 “감옥을 가더라도 할 말은 하고 산다”고 말했다. 8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일련의 발언에 대해 ‘공격’이 아니라 ‘충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관한 정부 방침에 대해 서울시장과 인천시장은 가만히 있는데 유독 경기 지사만 반대의견을 내놓느냐는 질문에는 서울은 이미 만원이고 인천은 ‘대한민국의 두바이’로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데 경기도만 답답하다고 했다.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서도 ‘탁상공론’이라고 비난했다. 정부가 “지방자치를 한다면서 점점 중앙집권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며 “조정기능을 하는 도를 없애고 시ㆍ군의 버스 노선까지 중앙정부가 정하겠다는 얘기냐”고 되물었다.

다음은 김 지사와 조선일보와의 일문일답.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집권 초기에 흔들리는 이유는.

“인사에 문제가 많았다. 대통령께 직언도 몇 번 드렸다. 18대 총선 공천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정부 인사에 사적인 관계가 개입되면 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아진다. 그런 부분을 배려하지 않으니 말썽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박희태 대표에 공천을 주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다. 소수 정당도 아닌데 원내대표로 만들어야 했다. 박 대표는 인품, 경력, 인간관계 모두 훌륭한 분이다. 법률적으로 하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공천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었다면, 왜 대표를 시켰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를 거두는 건가.

“아직 4년 6개월이 남았다. 야구로 치면 9회 중 이제 막 1회를 치렀을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잘 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각종 경제지표를 보라. 대통령이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지방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인 김진선 강원도지사에게 ‘경기도가 망하면 강원도가 잘살 것 같으냐’고 물은 적이 있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산다. 그런데 경기도 주민 중 85% 이상이 지방 출신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상생관계에 있다. 저 사람을 묶어버리면 내가 잘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공산당적인 생각이다. 중국 공산당도 하지 않는 하향평준화 정책에 우리가 맛을 들였다. 바로 지난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 탓이다.”

―다른 나라도 수도권 집중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일본은 2002년 고이즈미 정권 당시에 규제를 없앴다. 그 결과 공장 설립이 늘어나고 외국에 나갔던 공장도 돌아오고 있다. 경기도는 서울 인구밀도의 6.4%에 불과하다. 전국 16개 시ㆍ도 가운데 7등이고,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8위이다. 땅이 17배나 넓지만 경찰 숫자는 서울의 58%밖에 안 된다. 동두천, 하남, 의왕은 경찰서도 없다. 연천, 가평 등 영화관이 없는 곳이 8개 시ㆍ군이나 된다. 정부 살림을 서울, 과천, 대전, 행복도시 4곳에서 하면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

―아직도 한반도 대운하를 지지하나.

“우선 1단계로 경인운하를 추진해야 한다. 물론 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반대 논리가 타당성이 없기 때문에 우호적인 세력이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경인운하는 환경성, 경제성, 홍수피해 예방 측면에서 두루 실효성이 있다. 경인운하를 먼저 만든 이후에 국민의 공감을 얻어 한반도 대운하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북한과도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나.

“아직 청와대에 대한 꿈은 없다. 국회의원도 꿈을 꾸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도지사도 마찬가지다. 나는 40세까지 살 생각도 못하고 살아왔다. 혁명가로 살았기 때문이다. 아내도 살아있다는 자체가 덤이라는 얘기를 한다.”

―기회를 포착하는 데는 맹수보다 더 날쌔다는 얘기도 있다.

“국회의원에서 도지사로 신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이제 겨우 절반 조금 넘겼는데, 마지막 1년 정도 남기고 입장을 밝히겠다. 수도권 규제완화도 선거를 위해 하는 얘기가 아니다.”

―스스로 지키려고 하는 원칙이나 좌우명은?

“좌우명은 ‘유정유일(惟精惟一)’이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글이다. ‘오직 정성을 다해 오직 한결같이’라는 뜻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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