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라운지] 동체착륙 비행기 ‘에어백’으로 번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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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나면 휴대용 잭(jack)을 꺼내 자동차 한쪽을 들어올린 뒤 타이어를 교체한다. 더 큰 고장일 때는 견인차를 불러 가까운 정비소로 옮겨가기도 한다. 덩치가 자동차의 수십 배인 비행기 타이어가 펑크나거나 기계 고장으로 바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했다면 어떨까. 이 경우 비행기는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이럴 땐 비행기를 들어올려 바퀴를 긴급 수리하는 등 비상수단을 써야만 한다. 문제는 비행기를 들어올리는 방법이다. 보잉 747급 비행기는 기름과 화물, 승객을 뺀 순수 무게만 약 190t이나 된다. 자동차처럼 일부분에만 힘을 가해 들어올리는 잭을 사용했다가는 동체의 다른 부분이 부서질 수도 있다. 크레인도 마찬가지다. 비행기가 워낙 무거운 탓에 들어올리는 도중에 동체가 휘어지거나 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사용하는 장비가 바로 ‘공기 부양장비(Aircraft Lifting Bag)’다. 쉬운 말로 ‘에어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커다란 에어백들을 비행기 밑에 넣은 뒤 공기를 불어넣어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최근 인천공항은 독일에서 에어백을 구입했다. 30t을 들어올릴 수 있는 에어백 6개와 40t용 에어백 2개로 구성돼 있다. 공기를 넣는 컴프레서도 포함돼 있다. 보잉 747급을 처리할 수 있다. 40t용 에어백은 공기를 다 채우면 높이가 3m나 된다. 이 8개 에어백을 모두 가동하면 최대 280t을 들어올릴 수 있다. 가격은 5억원가량으로 수명은 최대 20년이다.

이 용량의 에어백을 갖춘 공항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홍콩 첵랍콕 등 6개밖에 안 된다. 일부 항공사는 자체적으로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장비가 없는 공항들은 외국 공항에서 빌려다 쓴다. 만일 일본에서 빌려와 하루 동안 쓴다고 가정하면 장비 운송을 위한 항공료와 임대료만 1억5000만원에 달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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