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왜 울적하고 팔다리 쑤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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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비가 오면 왜 울적해지는가』 『비만 오면 신경통이 심해지는이유는 무엇인가.』 장마와 관련,알쏭달쏭한 건강 궁금증 두가지를 알아본다.
◇우울증〓흐린 날씨로 인한 일조량(日照量)감소가 장마철 우울증의 중요한 원인이다.
눈을 통해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 대뇌 깊숙이 위치한 송과선에서 진정.수면작용을 지닌 멜라토닌 호르몬이보통때보다 많이 분비된다.
낮의 길이가 짧은 겨울에 계절성 우울증이 흔하고 밤에 내리는비보다 낮에 내리는 비가 감상적인 느낌을 더 많이 불러일으키는것으로도 잘 입증된다.
비가 내리면 어두워지는데 이같은 변화를 밤에는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장마철 우울증은 정상인의 일시적인정서변화에 불과할 뿐 장마 자체가 정신병으로 분류되는 주요 우울증의 발생률을 높인다거나 자살률을 높인다는 증 거는 아직 없다. ◇관절염〓비만 오면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이유로 지금까지 가장 흔히 등장했던 설명은 기압변화다.
날이 맑은 고기압에서 갑자기 저기압으로 낮아지면서 발생하는 기압변화가 관절내 혈류이상을 유발,통증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장마철 저기압은 맑은 날보다 20헥토파스칼(압력의 단위로 1기압은 1천13헥토파스칼에 해당)정도 기압이 떨어진 상태로 이는 해발 2백의 고지대로 올라갔을 때 인체가 받는 기압변화와 같은 정도다.
그러나 이 정도의 기압변화는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수준이다.
따라서 기압저하만으로 장마철 관절염 악화현상을 설명하는 것은다소 무리라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근골격계의 과도한 수축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찌푸린 날씨에서 비롯된 심리적 위축과 비로 인한 체온저하가 관절주위 근육을 뭉치게 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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