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포용력?… 자신 비난한 '공격계획' 선거 캠프 권장도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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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측이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국장의 신저 '공격계획(Plan of Attack.사진)'을'꼭 읽어볼 책'이라 권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드워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개시 두달 전에 이미 공격을 결심했으며, 이 같은 계획을 콜린 파월 국무장관보다 반다르 빈술탄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게 먼저 알려줬다고 썼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선거용 홈페이지 (www.GeorgeWBush.com)은 이 책을 권장도서 1위에 올렸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 분석했다. 첫째는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 신뢰를 받고 있는 선거참모 칼 로브의 조언이다.

로브는 책이 부시 대통령을 결단력과 포용력 있는 지도자로 묘사해 재선에 호재가 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앞두고 참모들의 이견을 뛰어넘어 과감하게 명령을 내렸고, 날카로운 질문도 던질 줄 알았다는 대목 때문이다.

둘째는 '역공'전략이다. 신문에 따르면 부시 참모들은 '공격계획'이 나오기 몇주 전에 이미 이 책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 마음에 안 들더라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3시간30분이나 우드워드의 인터뷰에 응해줬다.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에게도 우드워드의 취재에 협조하라고 당부했다. 그래놓고서 책 내용을 비난한다면 '제 얼굴에 침뱉기'가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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