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농지 30%로 줄이고 관광·산업·연구단지 70%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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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만금 간척지가 75만 명이 생활하는 농업·부품소재산업·관광·신재생에너지·연구 단지로 탈바꿈한다. 골프장 8곳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두 배 크기의 대형 놀이공원 1개가 들어선다. 방조제에서 서해안 고속도로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4~8차로 도로 4개와 남북을 잇는 4~8차로 도로 3개가 바둑판 모양으로 건설된다. 이런 공사를 위해 모두 19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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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4일 이런 내용의 ‘새만금 토지 이용 구상안’을 발표했다. 간척지(283㎢)의 70%를 관광·산업·연구 용지로 만드는 대신 농지는 30%로 줄인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지난해 4월 세운 ‘농지 72%, 비농지 28%’ 구상에서 크게 바뀐 것이다.

농지를 줄이고 관광·산업·연구 단지를 늘리면서 사업비는 종전 9조5000억원에서 18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30년까지 부지를 닦고 도로 같은 인프라를 짓는 데 쓰는 돈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8조3000억원을 들이고, 민간 투자로 10조6000억원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산업·관광·레저·주거 시설 등은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이 짓도록 유도한다.

새만금 간척지는 올 4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 기업이 들어오면 투자금액에 따라 소득세·법인세를 5~7년간 받지 않는다.

구상안은 산업·관광용지를 바다 쪽에 배치하고, 농업·연구 용지는 내륙에 자리잡도록 했다. 산업 용지에는 주로 자동차·기계 관련 부품소재 공장을 유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외국인 투자가 생각대로 몰려오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유보 용지’라는 것을 만들어 일단 농지로 쓰다가, 투자자가 생기면 바로 용도에 맡게 개발해 주기로 했다.

산업단지 생산품을 수출할 새 항만도 만든다. 후보지로는 ▶군장항과 고군산군도 사이 ▶고군산군도와 비안도 사이 ▶비안도와 변산반도 사이 세 곳을 점찍었다. 국토연구원은 “산업단지와의 거리 등을 생각하면 고군산군도와 비안도 사이가 최적지”라며 “그러나 여기에 항만을 만들면 고군산군도가 오염돼 관광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5일 전라북도청에서 공청회를 하고 새만금 토지이용구상안에 대해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안에 국무회의를 거쳐 계획을 확정한다.

새만금은 1991년 방조제 공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2조3000억원이 들어갔다. 2009년 방조제 공사를 마치고 간척지를 각종 용지로 바꾸는 공사를 시작한다. 새만금 간척지의 넓이는 서울 강북 전체와 비슷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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