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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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3일 “현재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이전시킬지 아니면 분관을 만들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만들겠다는 문화부방침은 섰다”고 전했다.

유인촌 장관 역시 “공연장·박물관·미술관 등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서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평소 지론”이라며 기무사 터 이전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1986년 과천 서울대공원 옆에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은 접근성이 떨어져 개관 초기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미술계는 90년대 중반부터 기무사 부지에 분관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지난 1일에도 미술인 150여 명이 ‘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창립하기도 했다.

2만7354㎡(약 8289평)에 이르는 기무사 터는 사간동 갤러리들과 인사동을 잇게 해 ‘미술벨트’로서도 최적의 장소로 여겨진다. 문화부 관계자는 “지난달 초 청와대가 ‘건국 6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기무사 터에 복합문화공간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복합문화공간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크게 배치되지 않기에 의사 조율에 큰 문제는 없다. 현재로선 서울시·기획재정부와의 예산 및 실무 협의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 이전의 가장 큰 난관은 1500~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지매입 예산 확보 문제다.

◆국·공립 공연장 특성화=한편 문화부는 3일 ‘새정부 예술정책’을 발표하면서 “현재 역할이 불분명한 국·공립 공연장을 특성화시켜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성화 방안에 따르면 국립극장은 전통에 기반한 현대공연물을 주로 올리게 되며 서울 예술의전당은 클래식·오페라·발레 등 서양 장르 공연이 중심이 된다. 재개관하는 명동예술극장은 연극, 정동극장은 관광객 대상 전통예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무용,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은 어린이·청소년 공연 위주로 기획된다.

또한 문화부는 국립 예술 단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작품별 오디션제와 연령상한제 등을 도입한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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