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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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12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내린 모차르트의 오페라『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연출 백의현)는 국내 오페라 공연사상 보기 드문 장기공연(8회)에다 국립오페라단이 처음으로 제작을 시도한 작품이란 점에서 관심끌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신인 성악가 발굴을 통한 실력위주의 캐스팅과 함께충분한 연습량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화려한 무대와 의상,한두명의 주역가수가 작품을 이끌어가는 아리아 위주의 오페라에 익숙해진 청중들에게는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돈 알폰소(베이스)와 데스피나(소프라노),페란도(테너)와 피오르딜리지(소프라노),굴리엘모(바리톤)와 도라벨라(메조소프라노)등 세쌍의 남녀가 주역인 이 오페라에서 모두 뛰어난 연기력과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성공여부는 사실상 냉소적인 철학자 돈 알폰소와 돌팔이 의사,공증인으로 감쪽같이 변신하는 하녀 데스피나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풍부한 성량과 정확한 가사전달에 성공해극적 전개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낸 베이스 연 광철이 단연돋보였다.함께 호흡을 맞춘 데스피나역 소프라노 박수정의 자신감넘치는 연기와 발성도 눈길을 끌었다.이들 콤비는 베르디.푸치니식의 발성과는 다른 음색을 선사해 모차르트 특유의 쾌활함을 잘살려냈다.
페란도역의 테너 김태현.김종호,굴리엘모역의 권흥준.조창연,도라벨라역의 메조소프라노 김현주.김신자씨도 풍부한 무대경험의 소중함을 일러주었다.일본서 활동하다 국립극장 무대에 첫선을 보인소프라노 이은순(데스피나역)의 활약은 제2 캐스 트로는 아까운면이 없지 않았다.정치용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극적인 긴장감을 더해주는 탄탄한 앙상블로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을 함께 선사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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