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동대문시장등 임대도 안돼-권리금 없는 점포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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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4년전 서울중구명동에서 10평짜리 숙녀복 가게를 임대받아 운영하던 A씨(45)는 장사가 안돼 지난해 가게를 내놨다.A씨가제시한 임대료는 보증금 4천만원에 자신이 임대받았을때 지불한 권리금 1억원등 총 1억4천만원.
그러나 1년이 넘도록 권리금을 깎아줘도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 최근에 1억원의 권리금을 한푼도 받지못한채 주인으로부터 보증금만 받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나가야만 했다.
『서울의 중심인 명동에서 이같은 「무권리금 점포」가 올해들어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한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중구신당1동 동평화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동평화시장 일부 점포들의경우 2년전부터 「무권리금 점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곳 3평짜리 점포의 권리금이 2년전까지만 해도 1천만원을 넘었으나 최근에는 권리금이 없어도 제대로 임대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사가 잘되는 1층 목좋은 곳은 권리금이 최고 1억5천만원을호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서울상권의 중심지역인 명동은 물론동대문.남대문시장 상가지역에서도 권리금을 받지못하고 점포를 내놓는 곳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처럼 「무권리금 점포」가 발생하는 것은 인근에 경쟁업소가 많이 생기는데다 상권이 지역에 따라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은 매상이 큰폭으로 줄어들기 때문.경기가 활기를 띠던 2~3년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중심상권지역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현상이다.
특히 동대문시장 상가의 경우 인근에 대형 상가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대문시장상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K씨(38)는『일부 장소가 좋지않은 곳을 중심으로 권리금이 내리는 추세』라며 『일부 점포는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대가 나가지않자 보증금까지 깎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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