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마당

분리수거 기준 알쏭달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며칠 전 음식물 쓰레기를 갖다 버린 적이 있다. 꽃도 피고 날씨도 좋아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 그러나 분리수거통을 열자마자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뒤엉켜 있었고 악취가 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양심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정보 부족도 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다가 혹은 조리하다 남은 것 중 무엇을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배출 기준을 찾아보았다.'일반적으로 동물이 먹을 수 있는가를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세부 기준을 살펴봤더니 그 '상식적 판단'이란 게 사람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이란 사실도 알게 됐다. 최근 그 기준이 간단하게 바뀌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게 사실이다.

분리수거가 전국으로 확대.시행된 지 100여 일이 지났다. 그러나 시행 초기에 전단지 정도나 배포하고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닌 듯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든 사람이 분리수거에 참여하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정선화.서울 강남구 자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