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유전공학기술 활용 나무로 플라스틱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나무로 플라스틱을 만든다」.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얘기같지만 첨단유전공학기술이 이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연구소 생물공학과 노은운(盧銀雲.44)박사팀은 포플러로 생분해성 플라스틱(PHA)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완료단계에 접근하고 있다.
盧박사팀은 토양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박테리아 유전자중 PHA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만을 추출해 포플러에 이식시킴으로써 포플러에서 PHA를 생산하도록 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5월 연구를 시작했다.
이는 식물의 광합성과 PHA생성 박테리아의 신진대사활동이 유사한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림 참조〉 실제 94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냉이 크기의1년생 식물인 아라비돕시스에 박테리아 유전자를 이식해 PHA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盧박사팀은 이 기술을 적용,지속적으로 수확이 가능한 포플러를대상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박테리아의 PHA 생성에 관여하는 3개의 유전자를 분리해 이를 포플러 세포에 이식을 완료하고,이를 배양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어서 9월께 PHA 포플러 묘목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키워 베어낸후 잎과 가지를 말려 유기용매로 추출하면원료인 PHA만을 얻게 된다.
盧박사팀이 이 연구에 나서게 된 것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생산한 PHA 가격이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20배 가량 비싸기 때문.현 기술 수준으로는 1㎏의 PHA를 만들려면 2㎏의 포도당을 박테리아에 제공해야 하므로 싸게 만들기 힘들다 .
盧박사는 『포플러 묘목의 PHA 건중량(乾重量.마른 잎과 가지 무게 대비 PHA 생산량)을 확인해야 채산성을 가늠할 수 있겠지만 포플러는 베어내도 매년 3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박테리아를 직접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PHA를 생 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HA 토양에 존재하는 알칼리젠스나 수도모니아등의 박테리아에 의해 자연 분해돼 오랫동안 썩지 않아 환경문제가 되고 있는 기존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이들 박테리아는 포도당을 원료로 PHA를 만드는 신진대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차진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