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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때 중국인들 시선 견뎌낸 탁구 당예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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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이 유일한 보답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탁구 대표팀 선수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당예서.[조문규 기자]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탁구팀이 일본을 꺾고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당예서(唐汭序·27). 그는 지난달 27일 본사를 방문해 “성적이 나쁘면 동료와 팬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아 오로지 메달 따는 것 외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얼마나 큰 심적 부담을 느껴왔는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중 그만큼 애매한 입장의 선수도 없었다. 2000년 한국에 와 지난해 10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의 중국 이름은 탕눠(唐娜). 여섯 살 때부터 라켓을 잡아 중국에선 청소년 대표와 국가 대표까지 지낸 실력파다.

그러나 연초 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중국에 잘못 전달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래도 그는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중국의 가족들 걱정을 먼저 했다. 그에게 쏟아졌던 오해는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그가 일본의 에이스 후쿠하라 아이를 3-1로 가볍게 누르자 사그라졌다.

한국에선 귀화한 선수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중국에선 왜 하필 (강적인) 한국의 선수가 됐는가 하는 따가운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파란 테이블 앞에서 그가 보여준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한국은 열광했다. 중국 또한 내심 흐뭇했다. 중국에서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을 일컫는 이른바 ‘해외병단(海外兵團)’의 막강한 실력을 당예서 또한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100% 실력으로 모든 걸 말하겠다”는 그의 열정이 통한 것이다. “주말 외박을 나가야 하는데도 선수촌에 남아 연습 상대가 돼 준 동료들이 고마울 뿐이에요.” 지독한 연습벌레로 외출은커녕 TV도 전혀 보지 않는 그를 소속팀인 대한항공의 강희찬 감독은 “탁구 환자”라고 말한다. 그 탁구 환자가 베이징 올림픽이 폐막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경기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특별취재팀
팀장=유광종 국제부 차장
베이징=장세정·정용환 특파원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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