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법 CD롬 타이틀 현직 안과의사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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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현직 안과의사가 백내장수술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매킨토시용 CD롬 타이틀을 개발,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건양병원 안혁(安爀.34)박사는 수수한 인상만큼이나 꼼꼼한 치료로 환자들로부터 인기높은 안과 전문의.하지만 취미로 시작한 컴퓨터에 매료돼 이제는 「백내장수술법Ⅰ」이라는 의학용 타이틀을 개발할 정도로 프로급 경지에 이르렀다.
安박사가 PC를 처음 접한 때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생활을 하던 지난 86년.
『그저 PC가 좋아 이것저것 뜯어보고,취미삼아 프로그램 공부도 했죠.하지만 본격적으로 의학용 타이틀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전문의 자격을 딴 94년부터입니다.』 안과분야는 현미경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대를 졸업할 때까지 수술실습은 커녕 관찰조차 만족스럽게 하지 못한다.현미경이 부족해햇병아리 의대생들로서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그는 의학도들이 수술과정을 체계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타이틀 개발에 도전했다.
94년6월 무려 4백50만원이나 하는 파워매킨토시를 구입,대장정(大長征)을 시작했다.첫번째 과제로 백내장수술을 택한 것은가장 많이 알려진 수술법이기 때문.
『저작도구로 「애플 미디어 툴」을 써 퇴근후 매일 새벽1시까지 타이틀 제작에 매달렸습니다.』 결국 땀을 쏟은지 22개월만인 올 4월 타이틀 개발을 마무리했다.이 타이틀은 결막절개→백내장적출→인공수정체삽입→절개부위봉합 등에 이르는 백내장 낭외적출수술 7단계를 44분11초의 동영상과 6분52초의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냈다.이해를 돕기 위해 安박사는 단계마다 3~4개의 사례를 덧붙였고,수술과정을 자신의 음성으로 직접 설명했다.프로그램 크기는 4백70메가바이트(MB).
『상품화할 생각은 없고 대신 타이틀을 필요로 하는 의학도들에게 무료로 줄 계획입니다.』 지난 2년간 아내와 세살.네살인 두 딸에게 소홀히 해 미안했다는 그지만 그래도 컴퓨터에 대한 열정을 식히지 못하고 곧 초음파유화흡입술 백내장수술법 타이틀의개발에 도전하겠다는 매니어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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