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비밀접촉설 뜬소문 아닌듯-꼬리무는 회동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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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달 23일의 서해 연평도 근해상 북한경비정 영해침범사건등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남북관계가 긴장국면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남북비밀접촉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미국 워싱턴타임스와 홍콩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5 일 약속이나 한듯 미국 소식통을 인용,『남북이 지난 수주간 미국을 배제한채비밀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이에앞서 일본 NHK도 지난달 25일 남북비밀접촉을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 국무부의 태도다.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 베이징(北京)접촉에 관해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남북대화와 접촉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국무부 대변 인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환영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만약 완전히 뜬소문이었다면 『우리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통일원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남북비밀접촉은 없다』고부인하고 있다.그러나 통일원대변인의 공식부인 앞에는 『우리가 아는 범위안에서는』이라는 단서가 달려있다.
남북은 이번에도 베이징을 접촉장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한때 싱가포르설도 있었지만 양국 모두 본국과의 통신이 쉬운데다 비밀유지도 양호한 베이징을 적지(適地)로 삼았다는 얘기다.
남북은 지난해 6월에도 베이징에서 비밀접촉을 갖고 쌀회담을 성사시킨 적이 있다.비밀접촉에 동원된 비선(비線)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정부인사 내지 정부의 위임을 받은 민간경제인이뛰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정도다.그러나 어떤 라인이 동원됐든간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남북 최 고 국정책임자의 신임을 받는인사가 상부의 위임을 받아 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지난해 6월 비밀접촉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지선(洪之璿)북방실장과이봉익(李奉益)조선삼천리총회사 사장이 동원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그 이 상의 고위급 인사가 동원됐을 가능성이 크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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