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와 경제 변수-경공업.서비스업 도약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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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드컵은 우리나라의 경제.산업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지만 업종.지역에 따라 영향받는 정도는 상당한 격차가 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중화학보다 경공업쪽의 상대적 도약이 예상되고 특히 첨단 통신.방송 등 정보화사회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지방분산개최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겠지만 지역간 격차는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일본과의 공동개최도 한.일 경협에 긍정적 영향 뿐만 아니라 부정적 영향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산업.서비스 수준및 친절도 등에서 앞선 일본과의 격차를줄이지 못할 경우 외국인관광객들에게 『한국은 일본보다 한수 아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화시대를 앞당긴다=국제축구연맹은 월드컵을 최소한 8~12개 경기장에서 나눠 치르도록 하고 있다.경기가 열리는 곳은 축구장및 숙박시설 건설 등 사전투자가 필요한데다 관광수입및 지역이미지 제고등 각종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지자체들이 벌써부터 경기 유치를 위한 각축전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단독개최에 대비해 16개 도시를 후보지로 정해놓은상태인데 공동개최로 국내 경기수가 줄게 됨에 따라 더욱 치열한지방간 유치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경기후 시설이 가동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나타날 과투자.유휴설비에 따른 후유증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양극화 치유에 도움된다=월드컵 특수는 중화학보다 섬유.
신발.음식료 등 경공업쪽에서 훨씬 크게 일 전망이다.
또 축구붐을 타고 축구공.축구화 등 주로 중소기업들이 만드는스포츠용품의 수요가 늘 가능성이 있다.특히 자체브랜드 이미지가취약한 중소기업들은 「한국」이라는 국가인지도 상승에 따라 수출에서도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회 공식후원및 팬스광고 등 덩치 큰 홍보에선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등의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일 산업협력 증진=우선 한.일간 우호증진등 양국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또 30만~50만명의 관람객중 상당수는 양국을 교차관광할 것으로 보여 교류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반도체.통신 등에서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차제에 무역역조 개선,기술이전,제3국 공동진출등 한.일간 경협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정부차원에서의 비자면제협정 체결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시합 배분,수익금 정산,물가.통화.관세문제 등에서 이견이 노출될 경우 자칫 갈등이 더 커질 소지도 있어 이 문제는「앞으로 하기 나름」이다.특히 우리의 산업발전 단계가 한수 아래이기 때문에 여러 신중한 대책이 필요하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경기장.숙박시설.신공항.고속철도.통신망등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을 계기로 2조원 규모의 건설특수가 예상(건설교통부 추산)되고 있다.
항공.해운 등은 기본적인 월드컵 관광수요 외에 지방분산개최,한.일 공동개최에 따른 근거리 이동 승객까지 포함해 상당히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월드컵은 또 「한국」인지도를 높여 일반 관광객 수요 증가에도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 점은 호텔.여행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월드컵과 기업이미지를 연결하거나 월드컵 특수를 노린 제품광고 등으로 광고업계도 큰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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