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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1년>1.학부모 여론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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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31 교육개혁」으로 신교육 체제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다.열린 교육사회와 교육복지국가를 지향,우리 교육의 틀을 새로짜는 광범위한 개혁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그러나 야심찬 개혁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의 변화에 대한 국민 들의 체감도는기대보다 높지 않고 「총론 찬성,각론 이견」의 불협화음과 시행착오도 드러나고 있다.교육개혁 1년-얼마나 변했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한다.
[편집자註]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종합생활기록부와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다.
학생의 장점이나 적성에 비중을 둬 성취도를 평가하는 종합생활기록부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58.5%).그러나 현재의 학교 분위기에서 종합생활기록부가 학생 개개인을객관적으로 평가.파악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불 가능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59.1%).
교사의 주관적 평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신종 치맛바람만 거세질 뿐이라고 보는 학부형이 압도적으로 많다(85.
5%).학부모들의 두터운 불신과 피해의식을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최근 중간고사에서 변칙 성적평가로 고득점자 양산 사태가빚어져 일부 학교에서 재시험 소동을 빚은 것도 이같은 반응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운영위가 잘 운영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학부모.교사.동문.지역인사등이 학교운영에 직접 참여해 교육자치 정신을 구현하는 제도로서는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50.9%다.그러나 거의 비슷한 45.2%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미온적 태도를보여주고 있다.
***본고사폐지등 환영 학교의 예.결산에서부터 교복.급식.각종 교육프로그램 선정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취지는 알고 있으나,실제로 그간 학교장이 전권을 행사해온 학교현장을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53.8%).오히려 신종 치맛바람을 우려하는 것이 현실이다(81.4%).학교운영위 참여의사도 없다는 쪽이 더 많다(54.1%).학교운영위의 성공을 위해 학부모의 무관심과 불신을 깨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반제(54.7%)나 만5세 조기입학(71.1%)에 대해서도치맛바람.치열한 경쟁등 비슷한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방과후 교내 과외나 예능과목 특별활동을 활성화하는 제도는 상당히 반긴다.71.5%가 학과목.예능분야 과외를 시키고있을 정도로 자녀들의 사교육에 지쳐있기 때문이다.특별활동이 활성화되면 사교육비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6 0.5%).또한 특별활동에 참여케 된다면 과외를 중단시키겠다는 학부모도 61.3%에 이른다.사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과외 추방의 효율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각종 교육프로그램 실시를 위해서는 학교운영위가 활 성화돼야 한다는 과제와 맞물려 있다.
대학의 변화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국어.영어.수학 위주의본고사 폐지와 사립대 입시 완전자율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64.6%).또 대학설립 및 정원자율화를 포함한 대학의 특성화.다양화가 대학을 상당히 다르게 변모시킬 수 있을 것으로 희망적인전망을 하고 있다(59.1%).
이러한 대학의 변화가 실현될 수 있다면 우리 교육이 전인교육을 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며(71.5%),개인의 특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데에도 견해를 같이한다(68.0%).다만 입시지옥이 해소될 것인가 하는문제에 있어서는 의견이 반반씩 엇갈린다(효과있을 것:50.9%,없을 것:47.1%).
***정책일관성 절실 한편 중.고교 입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부여하는 「선(先)복수지원-후(後)추첨」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55.3%)는 견해가 높고,특히 현재 고1 학생을 자녀로 둔학부모의 찬성비율이 63.4%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5.31 교육개혁」에 대한 종합평가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답변이 64.9%나 된다.지난 1년간 학교현장을 크게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56.9%).
그러나 학부모들도 교육개혁의 책임을 정부당국에만 지우지 않는다.교육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일관성없는 교육정책(27.9%)과 학부모의 치맛바람(25.6%)을 꼽고 있다.학부모 스스로지적하듯 치맛바람은 교육개혁의 완성을 어렵게 만 드는 결정적 변수가 되는 셈이다.
이외에 교사의 자질부족(10.7%),입시위주의 교육제도(9.
5%),과열과외(8.1%),교사들의 불공정 평가(5.6%),학벌위주의 사회분위기(4.5%),교육예산 부족(3.3%)등도 함께 어우러져 교육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교육개혁은 정부.학부모.교사가 삼위일체로 함께 이뤄내야만 하는 과업인 것이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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