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출신 거물들, 복지위 총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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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원회 윤곽이 드러나면서 보건복지가족위에 특히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일찌감치 희망 상임위로 점 찍어 관심을 높이기도 했지만 소속 의원들의 면면만 봐도 범상치가 않다. 24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이 의료계 출신이다. 17대 때 4명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복지위의 한나라당 간사를 맡은 안홍준 의원과 같은 당 신상진 의원은 의사 출신이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치과의사 자격증이 있다. 의사 출신과 ‘전통의 라이벌’ 구도를 보인 약사 출신으로는 한나라당 원희목, 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한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과 간호사 출신인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이 가세했다. 의료계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이 모두 포진한 셈이다.

이들이 출신 분야에서 차지했던 비중도 적지 않다. 의사협회장 출신인 신 의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삭발 투쟁을 벌일 정도로 강경파였다. 약사회장 출신인 원 의원도 의약분업 당시 약사회 총무위원장으로 협상을 주도했었다. 이 의원은 병원간호사협회장 출신으로 간호사 업계를 대표해 국회에 들어왔다. 윤 의원도 한의사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실력자다.

상임위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사안별로 출신에 따라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속 정당을 뛰어넘어 출신별로 합종연횡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까지 있다. 실제 의약분업 당시 보건복지위에서는 당에 관계없이 약사 출신과 의사 출신이 티격태격했었다. 덩달아 관련 단체들의 로비가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복지위에 배정됐을 뿐”이라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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