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인내사 → 사람이 시작이자 마지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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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신입사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고 최종현(中)SK 회장. [SK 제공]

최태원 SK 회장의 인재관은 ‘인내사(人乃社)’다. 사람이 곧 회사라는 뜻이다.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는 사람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사람이 기업의 전부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인재 확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기업에 있어 사람은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며 “어떤 사람과 일하느냐는 개인뿐 아니라 회사 전체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의 80%는 우수한 인재를 뽑아 키우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교육에 최 회장이 직접 참가해 함께 회사의 비전과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것도 다 이런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버지인 고 최종현 회장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기도 하다. 그 역시 신입사원들과 어울려 허물없는 대화 나누기를 즐겼다. 고 최 회장은 “나는 일생의 80%를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버지로부터 항상 이 같은 얘기를 듣고 자라온 최회장으로선 자연스럽게 ‘인내사’라는 인재관을 체득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최 회장이 생각하는 우수한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몇 년 전 “우수한 인재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자신감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 ▶ 가능성을 스스로 계발하는 사람 ▶패기를 갖춘 사람을 들었다. 다시 말해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패기 있는 사람이다.

최 회장은 평소 문제의식이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없으면 불완전한 인재라고 했다. 그는 “상세한 설명 없이 가이드라인만 주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도록 교육했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그는 또 “과거를 답습하기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있는 사람을 참된 인재”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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