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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비행등 문제많은 가정 가족치료로 해결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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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가정폭력.이혼율 증가.아이들의 방황….가정의 달에도 우리 가정은 평화롭지 않다.부부간 또는 자녀와의 갈등을 속시원히 풀 수 있는 해결책은 없을까.
막내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과 계속되는 비행 때문에 전문상담소를 찾은 O씨 가족.
의자에 앉는 위치부터 문제성을 드러낸다.
가정에서 소외받아 집에 들어가기 싫어 야근을 자청하는 남편은문옆에,할머니와 부인은 의자를 붙여 안쪽에 함께 앉는다.아버지와 동일시돼 누나들에 비해 무시당하고 있는 아들,친정어머니의 재력에 고마워하면서도 지나친 간섭에 염증내는 부 인의 2중감정이 서서히 드러난다.처가쪽 경제력에 의존해 살면서 남자들이 철저하게 「거세」당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정을 보여준 것.최근들어국내에서 관심이 시작되고 있는 가족치료의 필요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미국의 경우 「결 혼 및 가족치료학회」소속 전문가 1만6천여명이 활약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일부 대학병원과개인심리연구소 3~4곳이 개설돼 이제 보급되고 있는 단계.
가족치료 대상은 자녀의 비행,직장 부적응,폭력 및 적개심,알콜 및 도박중독에서부터 가족과의 사별이나 이혼에 의한 위기상황극복 등 행복한 가정을 원하는 문제가정이다.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가족치료클리닉(590-1626)송상욱(宋相 旭)교수는 『가족치료는 대화를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깨닫고 행동수정을 통해새로운 관계형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병원은 신체질병이 병행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심리상담소는 신체.정신장애 없이 행동문제가 나타나는 가정을 치 료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한다. O씨 가족의 치료는 할머니가 손자에 대한 차별대우를 깨닫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가정에 지나치게 헌신적(가족들은 간섭으로 생각)인 할머니에게는 장애인복지관에서 봉사하도록 권했고,치료자의 지지를 받아 용기를 얻은 아버지에겐 밤 일을 줄이고 아내와 결혼전 데이트 장소를 산책하라는 행동수정 과제가주어졌다.
치료모델은 다양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 하루 몇개씩 행동으로 옮기거나 ▶특정주제에 관해 대화하게 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관찰한 뒤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 정기적으로 싸우게 한뒤 매번 보고서를 쓰게 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김종옥가족치료연구소(714-7178)소장은 『자녀비행은 병들어 가는 가정을 경고하는 적신호』라며『가족치료는 비행이 대상이아니라 가해자도,피해자도 없이 공평하게 치료함으로써 가족구성원간 균형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족치료> 개인의 정신문제를 가족구성원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파악,가정 전체를 치료대상으로 삼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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