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중시, 개혁 드라이브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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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이 대통령에게 지난 6개월은 “청양고추처럼 매운”(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 시간이었다. 인사 잡음과 쇠고기 촛불시위 파동을 계기로 국정 난맥상이 드러났고, 지지율이 한때 10%대로 추락했다. 이 기간 중 두 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정 쇄신 여론에 밀려 청와대 개편도 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건 인사 실패와 국민 통합 능력의 부재다. 여기에 이 대통령 특유의 고집스러운 국정 운영으로 점수를 까먹었다.

현재 국정 수행 지지율은 25~31% 정도다. 국정 혼란상의 수습과 ‘올림픽 효과’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6개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80%(199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73%(199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42%(2003년)였다. 아직 이 대통령이 넘어야 할 고개는 많다.

이 대통령은 요즘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에선 “정부 출범 초반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심기일전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대원칙에 입각해 앞으로 국정 전반을 추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준비하는 처방전은 두 갈래다. 우선 소통 중시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22일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들과의 만찬에서 “목소리를 작게 하고, 자세는 낮추고, 행동은 철저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순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과거 스태프 한 사람의 의견도 다 듣는 스타일이었지만 대통령이 된 뒤론 못 살렸다. 그런 기조를 살리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명박식 개혁성’을 되살리는 것도 6개월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사람들을 만나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거나 “조용한 배짱으로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청와대에선 “그게 ‘이명박다움’”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은 이달 말까지 ▶2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기획재정부) ▶2단계 대학 자율화 방안(교육과학기술부) ▶국가 에너지 5개년 계획(지식경제부)을 잇따라 내겠다고 24일 예고했다. 다음달엔 ▶세제 개편안 ▶3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상 기획재정부) ▶저탄소 녹색성장 후속 대책(지식경제부)을 발표하고 ▶신용회복기금(금융위)을 출범시키는 일정을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이 강력한 국정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나가면 40%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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