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스퍼트 … 마라톤 트렌드 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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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사무엘 완지루가 24일 남자 마라톤에서 올림픽신기록을 수립하며 1위로 골인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24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국가체육장의 42.195㎞ 구간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남자 마라톤은 마라톤이 지구력 경쟁을 넘어 초반부터 스피드를 겨루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 줬다. 선두그룹이 초반부터 스퍼트를 했다는 말이다.

이봉주(삼성전자)를 지도해온 오인환 삼성전자 마라톤 감독은 “2시간9분대에서 우승자가 가려지고 이봉주가 6위는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프리카 선수들이 초반부터 워낙 빠른 레이스를 펼쳐 예상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사무엘 완지루(케냐)의 우승기록이 시즌 8위에 해당하는 2시간6분32초였다.

초반 스퍼트는 기록상으로도 확인된다. 완지루의 출발 후 5㎞ 구간 기록은 14분34초로, 스퍼트를 한 막판(35~40㎞구간 15분17초)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완지루뿐 아니라 은메달을 딴 자우아드 가립(모로코·2시간7분16초)과 동메달의 체가이 케베데(에티오피아·2시간10분00초) 등 상위권을 차지한 아프리카 철각들이 비슷한 페이스로 질주했다.

경쟁자들의 초반 스퍼트에 뒤지지 않기 위해 페이스를 올렸던 이봉주·이명승(삼성전자), 김이용(대우자동차판매)은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였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18위를 차지한 이명승(2시간14분37초)의 랩타임이 초반 15분대에서 막판 16분대로 떨어졌고, 28위를 한 이봉주(2시간17분56초) 역시 초반 15분대에서 막판에는 16~17분대로 하락했다.

오 감독은 “선두권의 구간 기록을 15분30초로 생각했는데 14분50초씩 뛰었다. 예상보다 40초 이상 빠른 건데 그만큼 아프리카 선수들이 초반부터 전력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반 스퍼트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 최고기록(2시간4분26초)를 세울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올 초에도 두바이 마라톤에서 초반부터 스퍼트해 2시간4분53초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날 우승한 완지루의 금메달은 ‘마라톤 왕국’ 케냐가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1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이쿠에이(育英) 고교를 다닌 완지루는 도요타자동차 규슈 육상팀에서 뛰고 있다. 2005년 9월 로테르담 하프마라톤(59분16초)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3월(58분33초) 다시 갈아치웠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모리시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지난해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2시간6분39초의 기록으로 풀코스에 데뷔한 완지루는 런던 마라톤 2위(2시간5분24초)를 차지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 최강자로 부상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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