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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元집정제등 反YS 틀짜기 모색-야권 김대중.김종필 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야권의 두 축인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25일 아침식사를 함께 한다.이어 두 사람은 26일 오후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신한국당 규탄 야3당 장외집회의단상에 나란히 앉는다.두 金총재가 함께 거리로 나서는 것은 신한국당의 인위적 안정의석 확보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야권의 분위기는 이보다 훨씬 달아있다.국민회의가특히 그렇다.궁극적으로 이번의 야권공조가 차기 대통령선거에서의반(反)YS 공동전선 구축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국민회의 金총재는 최근 새로운 집권방안을 들고 나왔다.지역간정권교체론이다.날로 구체화되고 있다.20일에는 간부회의와 서울시 당직자 간담회 등에서 어느 정도 정리된 구상을 드러냈다.『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수평적 정권교체다.수평적 교체는 정당간.지역간 권력이동을 의미한다.이를 위해 선거 후 거국내각 운영도 있을 수 있다』는 3단계 방법론을 제시했다.
金총재 진영의 이러한 방안은 총선 전 나종일(羅鍾一)당무위원등 안팎의 교수출신 브레인 10여명이 초안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6.27 지방선거 당시 야당에 승리를 안긴 지역 등권론(等權論)을 대통령선거용으로 확대.발전시킨 것이라는 얘기다. 이중 핵심은 거국내각 부분.근본적으로 권력의 분점을 시사하고 있다.정치학 교수 출신인 양성철(梁性喆)당선자는 이런 맥락에서 「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조세형(趙世衡)부총재는 그 틀로 2원집정부제를 제시했다.
총선 후 金총재에게 보고된 각종 참모진의 방안도 일맥상통한다.이중 한 유력 그룹은 프랑스식 정부형태에 가까운 체제를 제안했다.대통령이 외교와 안보.통일 등을 맡고 관계 장관도 대통령이 속한 정파에서 배출하는 것.
대신 총리와 그의 정파는 경제.치안.환경.교통등 내정을 담당하는 구도다.대통령선거 전 이를 대중 앞에 공증(公證)형태로 약속한다는 실천방법도 포함돼 있다.2원집정부 형태다.
연대 공고화 방안으로 3두마차 형태의 권력구조도 내부 논의대상이다. 국회의장이나 여당 총재 자리에 또다른 지역과 계층을 대표하는 인사를 기용,실질적으로는 3인 협의로 정국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파이」는 다소 작아지지만 양대 세력간 완충장치의 부재(不在),金-金연대에 대한 여권의 「신(新)지역연대」 공격 등을 극복하고 범야(汎野)공조의 외연 확대 및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긴요하다는 것이다.
김종필총재는 이런 논의들에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응수하고 있다.마음이 동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로서는 DJ와 함께 거리에 나선다는 것이 적지않은 발상의 전환이다.
문제는 양인간의 신뢰다.두 사람의 정치적 동반은 金대통령의 압박이 원인이 됐다.자의가 아닌 타의다.때문에 상황이 변하면 두 사람의 관계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예컨대 여권의 분열이나권력구조개편 논의가 본격제기될 경우다.만일 여권 내에서 내각제가 공론화되면 JP로서는 『대통령선거를 하되 내각제형태의 권력분점을 하자』는 DJ의 제안에서 마음이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민련내 TK세력의 향배도 변수다.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DJ-JP연합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대통령과 총리가 일정역할을 나누어 갖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이는반김대중적이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차기 권력참여를 희망하고 있는TK지역의 정서가 반영된 주장으로 해석된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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