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IT 과학 영재 캠프’ 참가자에게 듣는 과학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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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전 유성구 문지동에 있는 한국정보통신대(ICU) 소강당. 미국·호주·영국·싱가포르 등에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선발된 과학영재 84명이 모였다. 한국정보통신대 IT 영재교육원이 주관한 ‘2008 국제 IT 과학영재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캠프에는 미국·싱가포르·호주 학생들이 많이 참가했다. 그들을 만나 과학 공부법을 들어봤다.

왼쪽부터 추아 용 쾅이안, 핀 스톡스 , 쉐인 스트러마이어. 대전=오상민 기자

◆“발상의 전환 중요”=“과학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관점에 따라 새롭거든요.” 2007 호주과학영재 수상자인 핀 스톡스(19)의 말이다. 그는 호주과학수학고에 다닌다. 나노기술교육을 하는 세계 유일의 학교다. 호주 국립대 교수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과학은 발상의 전환이 중요해요. ‘왜’라는 물음표를 마음에 품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과학의 기본원리부터 깨우친 후 공부 양을 차근차근 늘려간다. 그런 그도 단답형 시험에는 자신이 없다. “어떤 문제를 주어진 시간 안에 재빨리 풀어내는 것은 약해요. 학교 교과시험 같은 거죠.”

그는 호주 애들레이드시에 있는 플린더스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을 반박했던 레지날드 카힐 박사처럼 개성이 강한 과학자를 꿈꾼다.

◆“다방면의 지식 쌓아야 실력 늘어”=“과학 잘하는 비결요? 생물학·화학·물리 등 한 가지 영역이 아닌 다방면에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싱가포르 래플즈 인스티튜션 영재학교에서 온 추아 용 쾅이안(17)의 말이다. 다양한 과학지식을 쌓아야 실력이 는다는 얘기다. “특정 분야만 안다고 해서 과학을 모두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T자형 인간이 돼야죠. 다양한 과학 원리를 넓고, 깊게 알아야 합니다.”

그는 싱가포르 IT대회에서 2관왕, 2007 청소년 로봇 경진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그에게 과학 수업은 늘 즐겁다. “과학공부의 비결은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데 있죠. 주제가 정해지면 책, 대학논문, 인터넷 사이트 등을 찾아 공부해야 합니다.” 다양한 과학 실험과 원리를 공부하는 동안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학교가 IHPC(고성능 컴퓨팅 연구소) 교수들과 멘토를 맺고 있어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 진학할 계획이다. IT 학부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훌륭한 교수진이 있기 때문이다.

◆“협력과 토론, 팀워크 중요”=미국 일리아노 과학&수학 영재학교(IMSA)에서 온 셰인 스트러마이어(18)는 “로봇이나 인공지능, IT 분야는 앞으로도 계속 개척될 분야이며 미래 과학발전에 빠질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협력과 토론식 공부법을 좋아한다.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팀을 이룬 후 친구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주고받고 정보를 교환하면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질문을 던지면 한 조에 4~5명씩 팀을 이뤄 각자의 생각을 듣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수업을 합니다.”

그에게 친구들과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없는 일. 옳은 답과 그른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는 “MIT나 카네기 멜런대학에 입학해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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