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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수욕장 손님 크게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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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27일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수영구청 주최로 열린 조개잡이 체험행사에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 조개를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부산·경남지역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고유가 등 불경기의 영향으로 가족단위 피서객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피서객이 줄면서 형사사건은 감소했지만 숙박업소들은 울상을 지었다.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 오는 알뜰 피서객들이 늘면서 피서지 주변 상가들도 손님이 줄었다.

◇부산=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해수욕장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인파는 모두 32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58만명보다 14.4%(540만명) 감소했다.

하루평균 피서객도 올해 68만명으로 지난해의 76만명에 비해 8만명 줄었다. 해수욕장별로는 해운대가 1210만명이 찾아 지난해 1407만명보다 197만명 줄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대대적인 재정비를 한 송도해수욕장은 올해 429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지난해 353만명보다 151만명이나 늘었고, 조개줍기 등 다양한 피서 프로그램을 도입한 다대포해수욕장도 올해 102만명으로 지난해 87만명보다 10만명 늘어 대조를 보였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통닭을 판매하는 노점상도 크게 줄었다. 임해행정봉사실측이 통닭 판매 노점상을 집중단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먹다 버린 닭뼈에 상처를 입는 피서객들이 늘자 올해는 지난달 1일 개장이후 800여마리를 수거해 폐기했다.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 장제균 씨는 “생계유지를 위해 노점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상점을 운영하면서도 노점행위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한 번 눈감아 줄 경우 질서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서객이 줄면서 부산지역 해수욕장에서 형사범은 줄어든 반면, 경범과 교통사범 등 행정범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경찰청 집계결과 개장 기간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서 처리한 형사범은 모두 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명보다 26.8%(15명) 줄었다. 이에 비해 행정범은 올해 81명으로 지난해 50명에 비해 62%(31명)나 늘었고, 미아 및 술취한 사람 보호 등 각종 민원처리 건수도 올해 3834건으로 지난해 3553건보다 7.9%(281건) 늘었다.

올해 적발된 형사범의 유형은 폭력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절도가 10건, 성범죄가 6건의 순이었으며 강도사건은 아직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경남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거제시 동부면 학동마을 몽돌해수욕장도 예년에 비해 30∼40%쯤 피서객들이 줄었다.

140가구 4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에는 숙박업소와 민박집 50여곳이 500여개 방을 갖고 있으나 주말에도 빈방이 많을 정도였다. 지난해 횟집에는 새벽까지 손님이 북적였으나 올해는 밤 10시면 모두 불이 꺼졌다고 한다.

학동마을 김영철(53) 이장은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로 남해안쪽으로 피서객들이 몰린다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며 “예약손님을 받지 않고 기다렸던 숙박업소들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남해 상주 은모래비치 해수욕장 주변 240곳 민박집들은 주말에도 비었지만 하루 6000원 받는 야영장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해수욕장 번영회 김보원 사무국장은 “알뜰 피서객들이 늘면서 야영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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