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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물길'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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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제모습 찾아가는 청계천
서울 청계천이 하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복원 공사는 10개월 만에 5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변선구 기자]

22일 청계천 복원 공사가 한창인 서울 청계 9가 성동구청 앞.

복개도로가 걷혀 시원스럽게 드러난 하천 바닥 한가운데에서 굴착기가 부지런히 흙을 퍼올린다. 검은 흙과 자갈이 군데군데 쌓여있는 옆으로는 청계천이 흐르게 될 물길인 저수로가 모양을 드러내고 있다. 10여명의 인부가 벽체가 조성된 둔치 경사면에 화강암을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하천 양쪽 5m 폭 보도 공사도 대부분 마무리됐다. 현장 관계자는 "난계로~신답철교 구간은 차량 우회구간을 제외한 지역에서 복개 구조물 철거가 끝나 5월 말이면 청계천 첫 다리가 개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도를 바꾸고 있는 청계천 복원 공사가 반환점을 돌았다.

현재 공정률은 53%. 지난해 7월 1일 첫 삽을 뜬 지 10개월 만이다. 그러나 유물이 발굴된 일부 구간 공사가 중단되는 등 서울시의 '초고속' 공사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유물 복원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지만 광교.수표교 등 유적이 발굴된 구간 공사는 늦어질 수밖에 없어 내년 9월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공사=당초 계획보다 한 달여 앞서 지난해 8월 말 청계고가도로가 완전 철거됐다. 삼일고가도로도 공사 시작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초 모두 뜯어냈다. 현재는 5.8km 전 구간(태평로~신답철교)에 걸쳐 ▶복개도로 및 구조물 철거▶양안 도로 정비▶하천 둔치.도로 경계 벽면공사▶교량 기초 공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말 성동구청 앞을 남북으로 잇는 길이 88m.폭 40m의 고산자교가 완공돼 차량과 보도 통행이 가능해진다.

◇교통 최악=공사 구간을 지나려면 차라리 걷는 게 더 낫다. 청계4가 청계네거리에선 버스와 승용차.트럭이 뒤엉켜 매일 전쟁이 벌어진다. 도로가 편도 2차로로 준 데다 그나마 한 개 차로에는 군데군데 자재가 쌓여 있어 지나가기가 어렵다. 광화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청계천을 지나 동대문운동장까지 가는 데 무려 1시간20분이나 걸린다.

◇안전 소홀=보도 곳곳에 자재가 널려 있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지나가는데도 굴착기가 인도를 파헤치는 등 안전 수칙도 미흡하다. 공사구간을 가로지르는 임시 통행로 바로 곁에는 깊이가 4m 이상 되는 낭떠러지도 많다. 그동안 공사현장에서 여러 번 안전사고가 났다.

양영유.신은진 기자<yangyy@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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