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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여행>燎原之火-들판의 불길같은 엄청난 기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은(殷)나라는 본디 상(商)이라고 했는데 기원전 1384년에제19대 왕 반경(盤庚)이 경(耿:현 山西省 吉縣)에서 은(殷.현 河南省 安陽縣)으로 천도함으로써 그렇게 불리게 됐다.
그가 천도를 결심한 것은 도읍이 황하(黃河)에 너무 인접해 있어 홍수 때문에 국정을 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백성들은 현재의 도읍을 고집하고 천도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반경은 문무백관(文武百官)과 백성을 열심히 설득했지만 여론이악화되자 적이 걱정이 되어 말했다.
『일부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려 선동(煽動)하고 있는데 자신을 해치고 나라를 좀먹는 행위다.그런 사람에게는 엄한 벌을 내릴 것이다.』 이렇게 경고를 한 다음 그는 덧붙여 자신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불이 들판을 태우면(火之燎于原) 그 엄청난 기세에 눌려 감히 접근할 수 없다.그러나 나는 마음만 먹으면 그 불을 끌 수있다.』 燎原之火는 우리말로 「燎原의 불길」이다.드넓은 벌판에불이 붙었다고 가정해 보자.여기에 바람이라도 불면 그 불길은 엄청난 기세로 번져간다.그래서 본디 「燎原之火」는 「무서운 기세로 타들어가는 들판의 불」을 뜻했던 것이 후에는 세력 이나 주장이 겉잡을 수 없는 기세로 퍼져감을 뜻하게 되었다.사실 요즘에는 燎原之火보다 요산지화(燎山之火)가 더 무서운 것 같다.
그동안 산이 우거진 탓이다.산불 때문에 피해가 심하다.
특히 건조한 이 때 다들 불조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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