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스타들에게도 올림픽은 '큰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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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올림픽 대표선수들에게 운동은 마케팅이다

올림픽에서 여자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10점 만점을 받았으며 5관왕을 기록한 루마니아의 나디아 코마네치와 미국 대표로 출전해 모든 수영 개인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딴 마크 스핏츠는 얼굴의 잔주름 제거용 근육 주사인 보톡스를 홍보하고 있다.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세계를 재패한 줄리 포우디는 캐봇 치즈와 화장지 회사 클리넥스의 홍보를 위해 일하고 있다. 미국의 올림픽 육상 스타 제키 조이너-커시는 건강관리 업체인 메드코(Medco)에서 매니저로 재직 중이다. 올림픽 수영선수 자넷 에반스는 미국의 생명보험업체 존 핸콕(John Hancock)에 몸 담고 있으며 또 다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조쉬 데이비스는 보험 및 금융업체인 뮤츄얼오브오마하(Mutual of Omaha)에서 일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최근 은퇴한 올림픽스타들의 활동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올림픽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만이 경제적 수입을 낼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 은퇴한 선수들도 꾸준히 활용할 수 있는 이벤트이다. 홍보를 목표로 올림픽을 후원하는 기업들은 4년마다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종목이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을 때 예전에 그 운동종목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앞세워 기업이름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한 운동선수라도 올림픽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4년마다 다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건 미국의 자넷 에반스는 “남편과 미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 여름 계획을 세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4년 마다 수영복 업체 스피도와 카놀라 카운슬, 존슨&존슨, 존 핸콕의 홍보를 담당한다.

이와 같은 운동 선수들이 자사의 제품 혹은 이미지 홍보를 담당하면 소비자들은 코마네치가 10점 만점으로 금메달을 따던 기억이나 조금 나이가 어린 세대들은 파우디를 비롯한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추억과 함께 친근감이 느끼게 된다.

은퇴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 중 대다수가 예전의 영광을 되새기며 연설 혹은 기업 회의에 참여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남자 수영 대표선수인 마이클 펠프스가 소소된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의 피터 갈리스리 이사는 “선수가 은퇴하자마자 기업의 홍보 혹은 이벤트에 참여한다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는 수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수천달러에 달하는 일회성 기회를 잘 붙잡아 장기적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인스닷컴 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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