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열린교실>10.끝.교사 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프랑스의 영어교사 장은 별도의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대신매일 방과후 컴퓨터통신을 통해 받은 영국 BBC방송국의 뉴스기사를 재구성한 뒤 복사해 학생들에게 나눠준다.영어는 살아있는 문장이어야 하고,기사야말로 그 시대의 살아있는 표현과 어휘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해째 교과서 대신 생생한 기사를 교재로 활용해온 장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히는 방법들은 수없이 많다.예컨대 학생들이 전체 문장을 해석하면서 표현을 익히고 나면 워드프로세서를 이용,그중 몇몇 중요한 단어 대신 빈칸을 만들고는 학 생들이 각자채워보도록 한다.또 숙어나 문장 전체를 없애고 학생들 스스로 뜻이 통하는 영어문장을 만들어보도록 한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그러나 학생들이 매우 재미있어 할뿐더러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영어로 표현하는 요령도 한결 쉽사리 익히는 만큼 컴퓨터통신으로 별도의 교재를 만들어 쓰는 수고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3월21일 미국 보스턴에서는 1천5백명의 각국 영어교사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는 세미나가 열렸다.한국 참석자이신영(서울 환일고)교사는 미국으로 출장가지 않고 자기집 안방에서 전화로 자기 의견을 발표했다.세미나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교사들의 경험도 다함께 나눌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디오폰으로 진행된 그 토론 상황은 인터네트를 통해 중계됐다.주제는 컴퓨터통신을 통한 글쓰기 지도.자기 글을 읽는 불특정 독자들이 있음을 실감케된 학생들의 글쓰기에 대 한 흥미와 실력이 한결 향상됐다는게 비디오폰 회의 참가교사들의 한결같은 보고였다.
한국에는 장같은 교사가 몇명이나 될까.전국 초.중.고교의 컴퓨터 실습실(1개교에 2교실)보급률을 98년까지는 64%로 늘린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 486급 개인용 컴퓨터 15만대를 보급해 98년까지는 교원들의 PC보급률을 60%정도까지 올리겠다는 소식도 들린다.또국가멀티미디어지원센터를 설립하고 98년까지 2백30억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이 막대한 투자가 1주일에 한시간쯤 하는 특별활동만을 위한 것일수는 없다.우선 인터네트를 활용하는 통합교육과정이 개발돼야한다.또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교사를 제대로 양성하지 않으면 그처럼 막대한 교육재정 투자는 열매를 맺기 어렵다.
물론 예비교사 교육과 현직교사 교육이 병행돼야 하지만 교육투자의 효과를 고려한다면 예비교사 교육이 더 중요하다.그러나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의 교육과정을 보면 교육정보화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모든 교과목에서 교육정보의 사냥매체로서 인터네트를 활용할 수 있어야 「21세기형 교사」의 몫을 제대로 해낼수 있다는걸 예비교사 양성 관계자들이 모를리 없건만….
이옥화.한국교육개발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