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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야후株 4년 만에 최고 '부활이냐 新거품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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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야후의 부활'인가, '버블의 부활'인가.

최근 일본 도쿄증시에서 일본 야후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2000년 초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한물 간'회사로 취급받던 야후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야후의 시가총액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상승, 21일 현재 4조6019억엔이다. 이달 들어 소니(4조2337억엔).마쓰시타전기(4조401억엔)를 제치고 9위로 뛰어올랐다. 일본 야후의 현 시가총액은 IT버블로 한창 기세를 올리던 2000년 당시의 수준을 웃돈다.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때 시가총액이 5000억엔 이하로 곤두박질쳤던 일본 야후의 모습이 아니다.

1997년 11월 자스닥에 상장됐던 일본 야후는 올 3월 말까지 9번에 걸쳐 주식을 분할해 1주가 512주로 늘었다. 자스닥 상장 때의 공모가격 70만엔으로 야후 주식 1주를 사서 지금까지 계속 보유했다면 70만엔의 투자자금은 현재 6년5개월 만에 1040배가 넘는 7억3000만엔으로 불었다.

증시와 업계에서는 "이제 일본 야후가 '제2의 전성시대'에 돌입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번성하는 인터넷 사업=현재 일본 야후의 페이지뷰는 월 200억건이다. 인터넷 이용자의 80%가 일본 야후 사이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당연히 광고효과도 늘어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가 예상하는 올해 순이익만 232억~240억엔. 광고수입뿐 아니라 일본 야후가 최근 주도적으로 손을 댄 인터넷 사업들도 계속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거함 NTT에 도전해 "무모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ADSL사업도 이제는 너끈히 NTT를 제치고 점유율 35%의 수위업체로 자리잡았다. 또 경매사이트인 '야후 옥션'도 큰 성공을 거두며 확고한 수입원으로 떠올랐다. 나아가 일본 야후는 현재 '라쿠텐'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쇼핑몰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해 최종적으로는 '인터넷 종합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 야후는 최근 일본 내 최대 취업 관련 기업인 리쿠르트와 손잡고 취업.결혼.전직.중고차매매 등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거래소 바뀐 것이 상승 전기=상당수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자스닥에서 도쿄증권거래소 1부로 이전한 것이 일본 야후의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야후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신규 상장시 이미 전체 시장의 1%를 넘어선 상태였다. 도쿄증권거래소주가지수(TOPIX)에 연동해 움직이는 10조엔의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은 일본 야후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일본 야후는 발행주식의 75.4%를 소프트뱅크와 미국 야후가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는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본 야후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주가의 적정수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률(PER)을 보면 일본 야후의 PER는 200배가량으로 IT버블 때인 99년의 1000배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다리는 바닥에 붙어 있다"는 농담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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