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건 5차공판 전두환씨 변호인 집단 退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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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판도중 『변호권을 제한당했다』고 항의하며 집단으로 공판정을나서는등 전두환(全斗煥)씨 변호인들의 예기치못한 행동에 검찰이당혹해하고 있다.
이양우(李亮雨)변호사등 全씨 변호인들은 23일 『변호인단 5명 전원이 24일 담당재판부를 찾아가 검찰측의 「인권모독성 신문을 중지해 달라」는 요청등을 포함하는 공판과 관련한 변호인측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의 「유.무형의 압력」주장과 집단 퇴정등의 행동은 그자체가 재판전략의 하나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검찰이 全씨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고 도덕성과 직결될수도 있는 부분을 신문과정에서 공개,재판부에 사전심증을 줄 수도 있다』는 이들의 항의는 일단 검찰의 공세흐름을 흐트러뜨리는효과를 거뒀다고 보인다.
특히 全씨의 현금 사과상자가 공개되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돼全씨측으로선 어떠한 형태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할 필요성이 그만큼 절박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주장대로 전상석(全尙錫)변호사가 휴정도중 방청객으로부터 『몸조심 하라』는 협박을 받은게 사실이라면 변호인 입장에서 이같은 문제제기는 극히 당연한 자구책이라 하겠다.
어쨌든 비자금부분 공판이후 궁지로 몰렸던 全씨는 변호인들의 돌출행동으로 잠시 한숨돌리는 여유를 찾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볼때 변호인들의 행동이 과연어느정도 재판의 흐름을 바꿔놓을지는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
김영일(金榮一)재판장은 변호인측의 재판연기 신청 움직임에 대해 23일 『아직 변호권을 제한받는다는 발언이 무엇을 뜻하는지알 수 없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는재판을 연기할 아무런 사유가 없다』고 말해 예 정대로 재판을 이끌어나갈 계획임을 분명히하고 있다.
변호인들의 변론외 반격에 검찰은 외견상 무심한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자칫 재판이 장기화되는 부담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상희(金相喜)주임검사는 그러나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 하야위로금등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본 것이지 검사 개인이 호기심으로 물어본게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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