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김온아
러시아에 9점 뒤지다 후반에만 7득점 폭발 … 동점드라마 주역으로
김온아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열흘 앞두고 태어난 ‘88둥이’다. 팀 내 최다 골(7)에 골 적중률은 88%나 됐고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때 골을 넣었다.
그는 패기가 넘친다. 핸드볼팀 공포의 훈련 ‘퀵퀵테스트’에서 언니들이 다 지쳐 코트에 드러누운 뒤에도 김온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언니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라고 한다. 팀의 막내인 탓에 훈련복 빨래 등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면서도 군소리 한번 하지 않았고 항상 방긋 웃는 얼굴로 언니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오성옥은 “경험을 빼면 흠잡을 데가 없다. 내가 오히려 많이 배우는 예쁜 후배”라고 말했다.
김온아는 “내가 태어난 해에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지난 올림픽까지 학생으로 언니들을 응원했는데 같은 무대에 서게 돼 신난다”고 말했다. “적절한 선수 교체와 태릉에서 한 체력훈련이 적중했다”고 공을 팀에 돌렸다. 김온아의 언니와 동생도 핸드볼과 인연이 있다. 큰언니 김가나(22)는 대구시청에서 선수를 하다가 현역에서 물러났고, 동생 김선화(17)도 백제고에서 핸드볼 선수를 하고 있다.
온누리 기자
여자농구 최윤아
넓은 어깨로 골밑 돌파
168cm 단신이 7리바운드
연장끝 브라질에 역전승
최윤아의 얼굴은 귀여운 스타일이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어깨가 넓고 힘이 장사여서 어깨라는 별명을 얻었다. 브라질전에서 그 어깨가 빛을 발했다. 브라질 장신 숲을 돌파할 때 넓은 어깨는 볼을 보호할 수 있는 훌륭한 방패였다. 또 리바운드 자리싸움에서도 든든한 무기로 작용했다. 1m68㎝로 단신 가드인 최윤아가 잡은 리바운드는 센터 정선민(8개)에 이어 둘째로 많았다.
특히 막판 활약이 눈부셨다. 49-55로 뒤지던 종료 3분30초 전 자유투 2개를 성공했고 상대의 공을 빼앗은 후 53-55로 뒤지던 경기 종료 21초 전에도 자유투 두 개를 모두 넣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윤아는 현재 여자프로농구(WKBL)의 정상급 가드다. 지난 5월 미국 WNBA 워싱턴 미스틱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다. 승부욕도 뛰어나다. 2004년 대만에서 열린 여자농구 존스컵 대만전에서 대만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췐웨이쥐안(34)에게 주먹으로 맞고 발차기로 돌려준 일도 있다. 수비에서나 공격에서나 몸을 사리지 않는다. 좌우명은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이다.
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