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관 비밀번호 훔친 해커2명 검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청와대를 비롯해 안기부.정보통신부.환경부등 정부 10여개 부처 고위공직자의 인터네트 비밀번호 파일이 해커의 손에 넘어가는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2백70여명의 공무원이 일제히 사용자번호(ID)와비밀번호를 교체하는 소동이 벌어지는등 비상이 걸렸다.
서울지검 정보범죄수사센터(韓鳳祚검사)는 16일 공공기관및 상용(商用)전산망에 침투,가입자들의 비밀번호를 빼낸 혐의(전산망보급확장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위반)로 추영호(秋榮鎬.24.무직.강원도속초시교동)씨를 구속하고 梁모(16.부산 D고 1년)군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 조사결과 秋씨는 지난해 12월말 각 부처의 인터네트 시스템에 접속,일반인도 쉽게 전송받을 수 있는 방식(ftp방식)으로 비밀번호 파일을 알아낸 것으로 밝혀져 국가전산망 관리상태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秋씨 이외에 또다른 해커가 지난해 12월부터 올3월말 사이 똑같은 비밀번호 파일을 국가기관 인터네트 시스템에 무단 설치(ftp\incoming 디렉토리),누구든지 이 시스템에 접속만하면 이를 입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 을 던져주고 있다. 韓검사는 『이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일부 컴퓨터해커들 사이에서 사설 전자게시판(BBS)등을 통해 국가기관 인터네트 시스템의 비밀번호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그러나 韓검사는 『秋씨가 비밀번호를 입수만 했지 해독하지 못해 실제 피해는 없다』면서 『인터네트 사용자들이 국가기관에서 업무용으로사용하는 근거리통신망(LAN)등에도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밀번호가 해독됐다면 자칫 국가 기밀들이 유출될뻔했다』고 밝혔다.
秋씨는 지난해 7월 서울대 전산망에 침투해 교수.학생 1백90명의 비밀번호를 해독한뒤 이들의 전자우편을 열람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말부터 올 2월까지 「한글과 컴퓨터사」의 전산시스템자료를 빼내는등 전문적으로 해킹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梁군은 지난해 12월 친구 누나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부산 경성대 전산시스템에 침입,가입자 27명의 비밀번호를 해독한뒤 전산시스템을 수시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梁군은 지난 3월29일 나우콤의 대화방을 통해 인터네트 사용자를 희롱하는 10만건의 전자우편을 자동전송했으나 나우콤의 시스템 장애로 반송되는 바람에 경성대 전산시스템의 가동이 일시 중단되기도했다.
김상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