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밀경호 당국은 주변에 오바마를 죽이겠다고 말한 22세의 레이먼드 헌터 가이즐(사진)을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붙잡아 구금 중이라고 AP 등 미 언론들이 7일 밝혔다.
보석 상태이던 가이즐은 지난달 말 보석 보증인 교육에 참석, 인종비하 발언과 함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죽여버리겠다”고 주변에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싫다며 머릿속에 총알을 박아버리겠다는 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호를 맡고 있는 미 재무부 산하 비밀검찰국은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한 뒤 가이즐의 숙소 등을 뒤져 각종 무기를 찾아냈다. 그는 장전된 권총과 방탄조끼·칼·실탄·군복 등을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방과 자동차 안에 숨겨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체포 뒤 정신질환 후유증으로 말한 것일 뿐 암살 의지는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즐을 조사한 담당관은 그가 “정말 암살하려 했으면 그저 저격용 총으로 쏴버렸을 것 아니냐”며 “농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소지해온 무기는 호신용이라고 해명하고 있다는 것. 메인주 밴거 출신인 그는 최근 플로리다 마라톤으로 건너와 수상가옥에서 생활해 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가족을 칼로 위협한 혐의로 붙잡히기도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