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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암살 협박범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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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암살하겠다고 한 20대 미국인이 체포됐다. 오바마가 흑인으로는 처음 유력한 대선후보가 되자 백인 우월주의자 등에 의한 암살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국 비밀경호 당국은 주변에 오바마를 죽이겠다고 말한 22세의 레이먼드 헌터 가이즐(사진)을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붙잡아 구금 중이라고 AP 등 미 언론들이 7일 밝혔다.

보석 상태이던 가이즐은 지난달 말 보석 보증인 교육에 참석, 인종비하 발언과 함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죽여버리겠다”고 주변에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싫다며 머릿속에 총알을 박아버리겠다는 말까지 했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호를 맡고 있는 미 재무부 산하 비밀검찰국은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한 뒤 가이즐의 숙소 등을 뒤져 각종 무기를 찾아냈다. 그는 장전된 권총과 방탄조끼·칼·실탄·군복 등을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방과 자동차 안에 숨겨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체포 뒤 정신질환 후유증으로 말한 것일 뿐 암살 의지는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즐을 조사한 담당관은 그가 “정말 암살하려 했으면 그저 저격용 총으로 쏴버렸을 것 아니냐”며 “농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소지해온 무기는 호신용이라고 해명하고 있다는 것. 메인주 밴거 출신인 그는 최근 플로리다 마라톤으로 건너와 수상가옥에서 생활해 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가족을 칼로 위협한 혐의로 붙잡히기도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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